중수청개청준비단, 출범 2주 앞두고 전기·소방·건축 공사 발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청도 아직…李대통령 지시 추가검증

법무부 장관 공백도 지속… 공소청도 대행 체제 개문발차 불가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다음 달 2일 검찰청 폐지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바로 출범하지만 조직을 이끌 수장은 아직까지도 임명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공소청 주무부처인 법무부 장관 공백도 지속되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대변혁을 맞지만 불안정한 상태로 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 중수청개청준비단은 지난 18일과 21일 중수청 사무환경 조성사업 입찰을 긴급 공고했다. 18일에는 전기 공사와 소방 공사 사업을, 21일에는 건축 공사 사업을 입찰 공고했다.

각 사업 개찰은 중수청이 출범하는 다음 달 2일 이후인 같은 달 7일과 8일이다. 개찰은 입찰 마감 시간 뒤 발주처가 업체 측에서 제출한 입찰서를 열어 확인하는 과정이다. 사업 공사 기간은 각각 70일로, 사실상 기본적인 인프라가 중수청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갖춰지지 못한 채 문을 여는 셈이다.

중수청은 청장 후보자가 지명됐음에도 수장 공백 상태에서 개문발차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행안부는 지난 7일 초대 청장 후보자로 검찰 출신 김지용 변호사를 제청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당시 검사장급인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광주고검 차장으로 좌천됐고, 2023년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중수청 출범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범여권 강경파는 김 후보자가 검사 재직 당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하는 등 검찰개혁 기조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특히 김 후보자가 지휘라인으로 있던 사건을 언급하며 개혁 기조와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여권 강경파가 거론하는 건 정진웅 전 검사 독직폭행 사건과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이다.

정 전 검사 독직폭행 사건은 이른바 ‘채널A 사건’ 당시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 전 검사가 당시 한동훈 검사장(현 무소속 의원)을 폭행해 다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안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검사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2022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현 경기도지사) 등 범여권 강경파는 당시 서울고검 차장으로 근무했던 김 후보자가 정 전 검사 기소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 후보자는 기소할 수 없다는 수사팀과 입장을 같이했으나 결국 정 전 검사가 기소됐다는 입장이다. 지휘라인에 있었을 뿐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은 김 전 차관이 2019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 하자 이를 불법으로 막았다는 사안이다. 검찰은 당시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검사, 이광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기소했는데, 이들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 후보자 측은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이미 3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처분에만 관여했을 뿐 아니라 기소해야 한다는 수사팀 입장과 배치돼 재판에 넘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는 입장이다.

범여권에선 김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대검찰청 형사부장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인 최모씨 사건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점을 언급하며 ‘친윤 검사’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불기소 입장을 뒤집고 대검에서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에 대해 추가 검증을 벌이고 있다.

공소청의 경우 주무 부처인 법무부 장관부터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전 장관이 퇴임한 이후 현역 국회의원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보자로 낙점됐지만 신약 청탁 의혹을 비롯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며 결국 낙마했다. 장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공소청은 청장 후보군도 추리지 못한 상태다.

현행 검찰청도 지난해 7월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1년 넘게 공석 상태다. 대검찰청 차장검사들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지난해 11월 이후 대검 차장으로 검찰을 이끌었던 구자현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 7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사의를 밝혔는데, 22일 법무부가 새 대검 차장 인사를 내면서 결국 검찰을 떠났다. 새로 대검 차장에 임명된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공소청도 일단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bel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