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카카오가 내년 1월 AI 사업을 떼어내는 인적분할에 나서지만, 당장 현재 카카오 주식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는 낮아졌다. AI 사업은 독립적인 성장가치를 평가받을 기회를 얻었지만 수익화 검증이 필요하고, 카카오X에는 자회사·투자사업 중심의 할인 우려가 커지면서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 등 5곳이 전날 카카오 목표주가를 낮췄다. 키움증권이 36.4%로 가장 큰 폭의 하향을 단행했다.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7만원으로 낮췄으며, 메리츠증권(-28.8%)·다올투자증권(-25.0%)·삼성증권(-18.4%)·하나증권(-13.8%)도 일제히 목표가를 내렸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목표가 하향에는 내년 1월 인적분할을 반영해 현재 카카오의 적정주가를 다시 계산한 결과가 반영됐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광고·커머스에서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내는 성장회사로, 카카오X는 주요 자회사 지분과 투자사업을 중심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구조다. 카카오는 카카오톡·AI·광고·커머스를 카카오AI에,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와 주요 자회사 지분·투자사업을 카카오X에 담는다. 분할 비율은 카카오AI 36.49%, 카카오X 63.51%다.
카카오의 인적분할로 기존 주주들은 분할 이후 카카오AI와 카카오X 주식을 모두 받게 된다. 다만 두 주식의 합산 가치가 현재 카카오 주식보다 높아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AI가 새로운 성장가치를 만들어낼 경우 분할 효과가 커질 수 있지만, 카카오X에 할인 요인이 붙으면 합산 가치가 오히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분할 이후 두 법인의 기업가치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하나증권은 카카오AI 기업가치를 12조5000억원으로 평가해 카카오X(10조4000억원)보다 높게 봤다. 반면 삼성증권은 카카오AI 7조원, 카카오X 10조8000억원으로 평가했고, 메리츠증권은 카카오AI를 약 6조원으로 산정했다. 같은 분할을 두고 AI 사업에 부여한 가치가 최대 6조500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AI 사업의 성장성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업계의 보수적 전망을 강화했다. 카카오는 카카오AI의 ‘2030년 목표’로 매출 6조원 이상, AI 매출 1조원 이상,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2조원을 제시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성장 스토리는 2028년부터 숫자로 증명될 전망”이라며 단기간에는 상장 자회사 가치 상승을 제외하면 뚜렷한 재평가 요인이 부족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독립 법인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AI 사업에 높은 성장주 프리미엄을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AI 역시 아직 AI 서비스의 시장 평가가 낮은 만큼 글로벌 피어 대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기는 어렵다”며 AI 검색·에이전틱 광고·커머스·구독 등이 광고 효율과 구매전환율, 이용자당 매출(ARPU)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향후 수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AI 부문을 뗴어낸 카카오X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자회사 지분과 투자사업을 별도로 관리해 자산가치를 높일 기회가 생겼지만, 자체 사업이 빠지고 보유 자산의 가치가 주가를 좌우하는 구조가 강해지면서 할인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X는 순수 투자 지주회사 성격이 부각되는 만큼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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