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기업 최대 16년 장기투자
운용사 7곳 선정해 이르면 연말 집행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상용화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첨단기술 기업에 최대 16년간 자금을 공급하는 ‘초장기기술투자펀드’가 본격적인 운용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8800억원 규모로 조성하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에 투자가 집중되지 않도록 비(非) AI·반도체 분야에 주목적 투자금의 40% 이상을 배정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산업은행과 우리자산운용을 통해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위탁운용사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3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운용사를 확정한다. 투자 집행은 이르면 연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국민성장펀드의 간접투자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반도체와 첨단바이오 등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장기간이 필요한 기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 정책성 펀드의 존속기간이 통상 8~10년인 것과 달리 13~15년을 기본으로 하며 한 차례 최대 1년 연장할 수 있다. 투자기간도 기존 4~5년보다 긴 6~7년으로 설정했다.
올해 목표 조성액 8800억원 가운데 6800억원은 공공자금으로 채운다.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6000억원, 재정에서 800억원을 투입해 전체의 77%를 부담하고 나머지 23%를 민간에서 조달한다. 투자 회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민간 운용사의 자금 모집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운용사는 총 7곳을 뽑는다. 800억원 규모 펀드를 맡을 소형리그 3곳과 1600억원 규모의 중형리그 4곳으로 나눠 선정한다. 초기기업 발굴과 보육에 강점을 가진 창업기획사(AC)도 사모펀드(PE), 벤처캐피털(VC) 등과 함께 운용사 모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대상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AI·반도체 외 분야에 주목적 투자금의 40%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했다. 당초 검토안의 20%보다 비중을 두 배 높인 것으로 바이오·방산 등 상대적으로 장기자금 확보가 어려웠던 분야로 투자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하반기 산업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도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운용사 평가에서는 단기 수익률보다 기술투자 역량을 비중 있게 들여다본다. 핵심 운용인력이 투자기업의 기술 상용화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는지와 함께 해당 분야 전문인력이나 외부 기술전문가 네트워크를 갖췄는지 등을 평가한다. 기술신용평가(TCB) 상위 5등급 이상을 받거나 기술평가·IP가치평가를 거친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주목적 투자로 인정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전략산업에 장기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금융 수단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투자공사(KIC) 내 20조원 이상 규모의 ‘전략산업 투자계정’을 신설하고 국민성장펀드 등 기존 정책펀드와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r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