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 AI 확산…노사 관계도 영향
‘강성 노조’ 아닌 ‘계산된 노조’ 필요
성공적 노사 협상 위한 실전 가이드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인류에게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 자체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공개한 ‘AI의 거시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향후 10년간 총 생산성은 연간 0.15~0.35%포인트 증가시키지만, 일자리는 매년 25만6000개씩 없애는 것으로 추정됐다. AI의 노동력 대체는 사무·전문직 뿐 아니라 생산· 노무직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추세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AI 혁명은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자 출신 노무사인 저자는 신간 ‘노조위원장 핸드북’에서 AI가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에 노동조합의 역할은 오히려 커진다고 말한다. AI 기술에 적용할 윤리 규범, 대체되는 일자리에 대한 대책, AI가 창출하는 소득에 대한 분배 방식 등은 결국 지금의 노동자가 요구하고 협상해서 만들어야 할 몫이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특히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노조의 협상력이 실질적으로 확장됐다고 봤다. AI나 휴머로이드 로봇 도입 등 경영상 결정도 인력 조정으로 이어질 때는 노사 간 교섭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저자는 하지만 투쟁 일변도의 ‘강성 노조’가 아니라 ‘계산된 노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자는 확장된 협상력을 실제 성과로 연결시키려면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외부 환경 분석부터 ▷내부 환경 분석 ▷전략 개발 ▷전술 검토 ▷환경 조성 ▷평가 및 환류 등 노조 활동의 핵심인 임금 협약과 단체협약(임단협) 준비에 필요한 15단계의 전략 및 세부 전술 도출 과정을 제시한다. 특히 PEST(정치·경제·사회·기술) 분석이나 SWOT(강점·약점·기회·위기) 기법 등 경영 전략 분석툴을 활용해 노조의 전략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예컨대 임단협 전략 수립의 시작인 외부 환경을 분석할 때는 PEST 분석 기법으로 올해 임단협 흐름을 예측한다. 또 노조 내·외부 상황을 살핀 후 전략을 세울 때는 SWOT 기법을 사용한다. 저자는 임단협 준비나 진행, 절차 등에만 내용을 국한하지 않고, 협상 이후의 성과 평가 및 AI를 활용한 노조 활동의 고도화 방안 등도 함께 제안한다. 저자는 “권리 의식과 비판력, 저항 정신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AI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필요성도 커진다”며 “이 모두를 쌓을 수 있는 곳이 자주성과 민주성 위에 세워진 노조”라고 말한다.
노조위원장 핸드북/박도제 지음/지식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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