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정연이 30년간 겪어온 귀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관개방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가수 아이유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고 알려지며 증상과 치료법에 이목이 쏠린 바 있다. 이관개방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자신의 목소리와 숨소리가 귀 안에서 크게 울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오정연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등학생 때부터 느껴온 고질적 증세의 질환명이 존재한다는 걸 올해 처음 알았다”며 이관개방증을 언급했다. 그는 “운동이나 방송을 좀 무리해서 하면 어김없이 발현돼 힘들었다”면서 “30년간 불편해도 견디고 살아야하는 줄 알았건만 질환임을 알게된 이상 권위자를 찾았고, 드디어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혹시 같은 질환으로 불편하신 분들이 있다면 저처럼 치료도 신중히 고려해 보시라”면서 “앞으로 나아질 삶의 질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정연은 앞서 아이유가 이관개방증으로 일정을 조정한 소식을 접한 뒤 “증상을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까웠다”고도 했다.
이관은 코 뒤쪽과 중이를 연결하는 통로로,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불린다.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깐 열리며 중이 내부 압력과 외부 기압을 맞춰준다.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귀가 먹먹해졌다가 침을 삼키면 풀리는 것도 이관이 압력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관이 닫혀 있어야 할 때도 계속 열려 있는 경우다. 이를 이관개방증이라고 한다. 이관이 열린 상태로 유지되면 코와 목 쪽의 소리가 귀로 직접 전달돼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들릴 수 있다. 심하면 심장박동이나 호흡음이 머릿속에서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대표 증상은 ‘자성강청’이다. 자신이 말하는 소리가 귀 안이나 머리 전체에서 크게 울려, 마치 동굴 속에서 말하는 듯한 불쾌감이 생긴다. 여기에 귀가 꽉 찬 듯한 이충만감, 먹먹함, 청각 피로가 동반될 수 있다.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를 불러야 하는 사람에게는 발성이나 음정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상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하거나 피로가 쌓였을 때, 체중이 급격히 줄었을 때, 탈수 상태일 때 증상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반대로 누워 있거나 고개를 숙였을 때 일시적으로 편해지는 경우도 있다. 머리 쪽 혈류 변화로 이관 주변 조직이 일시적으로 부풀면서 열린 틈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관개방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급격한 체중 감소가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관 주변을 받쳐주는 지방과 연부조직이 줄어들면 이관이 제대로 닫히지 않을 수 있다. 이 밖에 탈수, 과도한 운동, 임신이나 호르몬 변화, 일부 신경·근육 질환, 만성 피로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가 먹먹하다고 모두 이관개방증은 아니다. 비염이나 감기, 중이염, 이관폐쇄증, 이명 등 다른 귀 질환도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이관폐쇄증은 이관이 잘 열리지 않아 압력 조절이 안 되는 상태로, 이관개방증과는 원리와 치료 방향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반복적인 귀 먹먹함이나 자성강청이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고막 상태와 청력, 이관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볍다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 무리한 체중 감량 중단, 컨디션 관리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할 수 있다. 체중이 급격히 줄어든 뒤 증상이 생겼다면 적정 체중 회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약물치료나 시술을 고려한다. 코 점막 상태를 조절하는 스프레이나 생리식염수 치료, 고막패치술, 환기관 삽입술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열린 이관 부위에 필러나 지방, 연골 등을 주입해 틈을 줄이는 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보존적 치료와 시술에도 증상이 심하게 남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관은 중이 압력 조절과 분비물 배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닫는 방식의 치료가 모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증상의 원인과 정도, 직업적 특성, 청력 상태 등을 종합해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이관개방증의 직접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귀 안에서 울리는 소리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증상을 더 괴롭게 느끼게 할 수 있다. 수면 부족과 과로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규칙적인 생활과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귀가 먹먹하거나 자신의 목소리와 숨소리가 크게 울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이명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방송인이나 가수처럼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군은 작은 청각 변화도 일상과 업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단계별 치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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