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민생사건 적시처리부’ 성과 공개

중앙지법·창원지법에서 2월부터 시범 운영 중

평균 사건 처리기간 3개월…전국 평균은 223일

대법 “다른 법원서도 운영 검토하도록 지원할 것”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법원이 전세사기와 임대차보증금 반환 등 일상과 직결된 민사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시범 운영 중인 ‘민생사건 적시처리부’가 기존 재판부보다 평균 132일 빠르게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7일 서울중앙지법과 창원지법에서 시범 운영 중인 민생사건 적시처리부의 운영 성과를 공개했다. 민생사건 적시처리부는 임대차보증금, 전세사기, 건물인도 등 생활밀착형 사건을 전담해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한다는 취지로 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와 함께 설치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선 4개, 창원지법에선 1개의 재판부가 운영되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시범재판부 운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민생사건 적시처리부의 평균 사건 처리기간(접수일부터 종국일까지)은 91일로 집계됐다. 전국 지방법원 민사단독 평균인 223일보다 132일 짧았다. 사건 접수일부터 첫 변론기일까지도 평균 87일이 걸려 전국 평균(139일)보다 52일 단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분쟁을 1심에서 끝내는 성과도 나타났다. 민생사건 적시처리부의 실질조정화해율은 42.2%로 전국 평균(25.8%)보다 16.4%포인트(p) 높았고, 실질상소율은 12.3%로 전국 평균(23.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법원에 따르면 실제 사례에서도 신속한 재판 효과가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한 임차인은 소 제기 후 두 달 만에 판결을 선고받아 별도 가압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배당요구 종기 전에 임대인 소유 부동산의 배당절차에 참여해 보증금을 회수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위도 빠르게 인정받았다. 건물인도 사건에서는 소 제기 두 달 만에 조정이 성립돼 임차인은 보증금 정산과 퇴거 준비를 마쳤고, 임대인은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등 분쟁을 조기에 마무리한 사례도 소개됐다.

대법원은 민생사건을 일반 민사사건과 분리해 전담재판부가 처리한 점을 신속한 재판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사건 유형별 보정명령과 석명준비명령을 표준화하고, 화해권고결정과 즉일선고를 적극 활용한 점도 처리 기간 단축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면책확인·청구이의 사건 가운데 다툼이 적은 사건은 소장 송달 직후 화해권고결정을 활용해 평균 39일 만에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서울중앙지법이 사건 당사자와 변호사 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는 “민생사건 적시처리부가 국민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55%는 “예상보다 재판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변호사들도 “이제는 민생사건 의뢰인에게 6개월 안에는 1심이 끝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대법원은 “시범 운영 결과를 전국 법원과 공유해 다른 법원에서도 민생사건 적시처리부 운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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