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서 동료 교수 폭행한 조교수

형사 재판에선 벌금 100만원 확정

대학교 해임처분에 취소 소송 제기

원고 승소 판결한 1·2심…“과중한 징계”

대법서 파기환송 “비위 정도 가볍지 않다”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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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대법원이 사립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중 술을 마신 상태에서 동료 교수를 때려 다치게 한 남성의 행정소송을 파기환송 했다. 원심은 해당 대학의 해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는데, 대법원은 해임 처분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다시 사건을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서울 소재 한 사립대 조교수로 근무하던 50대 남성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 취소소송에서 지난달 16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6월 술자리에서 동료 교수이자 종전 학과장이었던 40대 여성 교수 B씨의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 B씨는 이로 인해 2주간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과 염좌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상해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았다. 형사재판 진행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갈등 배경에 ‘승진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B씨가 자신이 승진하지 못한 사유 등을 설명하자 화가 나 B씨를 폭행해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4월 형사사건 1심에선 A씨의 상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A씨는 B씨에게 상해를 가한 적이 없고, B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항소했으나 이듬해 7월 A씨 항소를 기각하면서 1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대법원도 2024년 11월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해당 형사사건 판결은 확정됐다.

A씨가 재직하던 대학은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A씨의 행위가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해 2023년 2월 A씨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A씨는 해임 취소·감경을 요구하며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같은 해 5월 대학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결정취소 소송을 냈다.

이 사건 행정소송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대학의 해임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1심은 “원고(A씨)가 동료 교원인 피해자(B씨)에게 상해를 입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음은 인정된다”면서도 “비위행위의 성격 및 내용, 상해의 정도, 형사처벌의 수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이 사건 해임은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한 징계의 종류를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입은 상해가 간단한 통원치료 외 상처나 후유증이 남을 정도는 아닌 걸로 보이는 점 ▷A씨의 행위가 B씨 지적에 흥분해 우발적으로 발생한 걸로 보이는 점 ▷A씨 행위가 직무와 직접 관련성이 없고, 상황이나 피해 정도 등을 볼 때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이어 올해 1월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비위행위가 그 자체로 파면·해임의 사유인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지난달 상고심 재판부는 “이 사건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비위행위는 A씨가 선배 교수이자 동료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턱의 타박상 등 상해를 가한 것”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 행위 태양, 상해 부위 등에 비춰 그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아울러 앞서 확정된 형사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해 관련 형사소송에서 상해죄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판결이 확정됐는데, 그 과정에서 B씨와 목격자의 일치된 진술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B씨를 때린 사실 자체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며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도 이 사건 비위행위는 B씨가 유발한 측면이 크다는 점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 봄이 상당한바, 이 사건 해임은 징계 양정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