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 개정안 오늘 국회 본회의 상정

경찰 “보완수사 기록 송부 시 사건 지연”

범여권 법사위 의원들에 반대 의견 제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임세준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 결과 의무적 통보’ 등 일부 내용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보완수사 요구에 관한 절차를 규정한 제197조의2의 일부 조항을 문제 삼아 수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일부 범여권 법사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해당 조항(제6항)에는 ‘사법경찰관은 검사에 보완수사 이행 기록을 송부하며, 검사는 그 기록을 검토해 보완수사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찰청은 법사위에 이 조항이 수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완수사 이행 관련 기록을 경찰이 의무적으로 송부하는 대신 ‘송부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으로 변경해달라는 것이다. 그 사유에 대해 경찰청은 “보완수사 이행 사항을 의무 송부해 검사의 의견을 받으면 사건 처리 시간만 지연될 수 있다”며 “앞으로 경미한 사안도 (자료까지 주고받는) 보완수사 요구 절차로 처리될 여지도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본회의 처리를 앞둔 형소법 개정안에 이 같은 경찰청의 요구는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보완수사 이행 기록 송부는 사법경찰관과 검사가 사전에 조율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 조항”이라며 “경찰 입장도 들었지만 지금은 경찰의 잘못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與주도 형소법 개정안에 경찰도 불만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처리된 뒤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처리된 뒤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독자적 영장 청구권을 폐지하는 형소법 개정안이 전날 범여권 주도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이 최대 2개월 안에 보완수사이행해하도록 했다.

이런 형소법 개정안의 내용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 현실과 동떨어진 입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개정안은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고 둔 기존 조항에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이행하라”는 단서가 추가됐다. 검사가 사유를 인정하는 경우 보완수사 요구 이행 기간을 1개월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는 사건의 긴급성에 따라 보완수사를 더 빠르게 이행하라고 경찰에 요구할 수 있다.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해야 하는 기본 시한을 1개월로 설정한 데 대해 한 형사과 경찰은 “실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다”며 “요구 내용이 간단하면 몰라도 증거를 더 압수하라거나 대질하라는 등 구체적인 보완이 필요한 경우 한 달은 절대적으로 촉박하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한정해서는 경찰이 전부 송치하도록 하는 입법도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안에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두는 방안도 여권은 구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피해자 보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이 같은 보완책을 마련했다. 이 입법은 형소법에 반영할 내용은 아니고 앞으로 중수청법 등 개별법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부패, 경제, 방위사업 등 큼직한 중대범죄를 다루도록 한 중수청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과 동일하게 1차 수사기관 지위를 부여받을 중수청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는 구조 역시 경찰이 불편하게 보는 지점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중수청에 넘기게 되면 수사기관 간 상하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