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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한 달 사이 80% 가깝게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9일에도 20%가 넘는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사실상 한 달 전 해당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원금이 대부분 사라진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76.66%를 기록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76.46%로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상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만큼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모두 70%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62.92%,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63.15%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최근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코스콤체크 기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 거래일보다 21.15% 떨어졌다. 하루 만에 20% 이상 급락하면서 손실 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안팎으로 추종하는 구조여서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확대되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복리 효과로 빠르게 누적된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기초자산보다 훨씬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도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극단적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모하메드 아파바이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는 기관투자자 대상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22일 525억달러(약 76조4000억원)에서 최근 190억달러(약 27조6000억원)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고점 대비 시가총액이 335억달러(약 48조7000억원) 감소한 데다 이후에도 62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누적 손실은 약 56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 감소 폭이 170억달러(약 24조7000억원)로 가장 컸다. 이어 코스피200 레버리지 상품이 105억달러(약 15조30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가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바이 헤드는 레버리지 ETF 관련 손실이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연말 이전 80억달러(약 11조6000억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변동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 매우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최종 책임자로서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으며 보완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추가 예탁금 상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율 조정, 신규 매수의 전문투자자 제한 등 다양한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면 시장 참여와 거래 규모가 상당 부분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면 예탁금을 추가로 올리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변동성 확대 시 레버리지 배율을 조정하는 ‘변동 레버리지 구조’ 도입과 투자 한도를 설정하는 총량 관리, 리밸런싱 시간 분산, 거래 규모 축소 등의 대책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변동성 최소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