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지만 시장의 시선은 실적보다 향후 주가를 좌우할 변수로 향하고 있다. 영업이익 60조원을 돌파하는 호실적에도 시장 기대치에는 소폭 못 미친 데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주 조정과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 등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하반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쏠리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29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54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7.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9조3187억원으로 256.8% 늘었고 순이익은 93조92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63조5526억원)를 4.7% 밑돌았다.
이날 주가는 실적 발표에도 반등폭이 제한됐다. 장 초반 전장 대비 1%대 상승 출발했지만 전날 14.65% 급락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지난달 말 종가 265만원과 비교하면 29일 시초가(156만7000원) 기준 한 달 새 40.9% 하락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ADR도 전날 130.17달러(-8.98%)로 하락마가하며 공모가(149달러)를 밑돌았다. 미국 AI 반도체주 조정과 중국 CXMT 상장, 중국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 등이 잇따르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메모리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분기 실적보다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지속돼야 HBM 수요와 메모리 가격 강세도 이어질 수 있어서다. 증권가는 HBM4 공급 확대와 메모리 가격 협상, AI 투자 기조를 하반기 실적과 주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한국시간 30일 새벽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의 실적 발표 역시 AI 인프라 투자 기조를 가늠할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변수 가운데 하나로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도 꼽힌다.증권가는 LTA 확대가 메모리 업체의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변화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확대되는 장기공급계약과 다양한 파트너십은 단순한 판매 계약이 아니라 장기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라며 “생산과 수요 예측의 격차를 줄여 장기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하는 시장은 주주환원 정책에도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는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가능성을 거론한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 세부 내용과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함께 제시될 경우 장기 실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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