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북 경산에서 친구를 살해한 직후 온 몸에 피칠갑을 한 채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한 정재환(24)에 대해 “피 칠갑이 된 옷이 불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뉴시스가 지난 23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술을 마시고 알몸으로 돌아다닌 경우는 드물지만, 이성을 잃고 축축한 옷을 벗어버린 사례는 존재한다”면서 “옷이 물에 젖으면 몸에 달라붙어 찝찝하듯이 정재환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벗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재환이 알몸으로 활보한 것은 과시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축축한 옷가지가 불편해서일 수 있다”라고 봤다.
정재환이 나체 상태로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바나나 우유 2개를 훔친 데 대해선 “바나나 우유를 절도했을 때도 충동 조절이 안되는 흥분 상태였을 것”이라며 “살해 후 흥분 상태로 집을 나왔다가 정신이 들어서 자택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충동 조절이 안된 극도로 포악한 사건으로 보인다”라고 규정했다.
앞서 유족은 지난 15일 “피해자의 목, 정강이 부분, 손목에 대한 절단 시도가 있었다”며 정재환에게 시체손괴 혐의를 추가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만약 정재환이 시체를 손괴하려 했다면 당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갖춘 상태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재환의 시체 손괴 시도가 살해 직후인지 혹은 집 밖을 배회한 후 귀가한 이후인지 순서가 중요하다”며 “경찰 조사를 통해 행동의 순서와 계획성, 고의성 여부를 좀 더 판단해봐야 한다”고 했다.
정재환은 지난 4일 경산시 하양읍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나체로 거리를 돌아다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오전 3시 40분쯤 친구들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친구들은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와 영상통화를 했다. 영상 통화 화면에는 정재환에게 물어 뜯겨 피로 얼룩진 피해자의 얼굴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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