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에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과 미사일·드론 장비를 비밀리에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지난 13일 테헤란발 예멘행 마한항공편으로 혁명수비대 병력과 군사 장비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시 여객기에는 고위 지휘관을 포함해 10∼21명 규모의 혁명수비대 요원이 탑승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은 후티 반군의 작전을 지원하고 신형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파견됐다”며 “이란은 후티 반군의 활동 자금 명목으로 금괴도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13일 항공편에 대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후티 대표단과 이란에서 치료받은 예멘 민간인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여객기에 탑승했다고 주장한 후티 반군 언론 담당자 압델 라흐만 알아노미는 이란의 군사 전문가 파견 의혹을 “완벽한 날조이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후티 반군은 그동안 이란의 대리 세력이라는 규정을 부인하며 무기를 자체 개발한다고 밝혀 왔다.
무암마르 알이르야니 예멘 공보장관은 “정보 당국의 첩보를 통해 혁명수비대 병력과 장비의 이송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의 임무는 반군의 군사력을 강화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국제 해상 안보를 위협할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란 무장 단체를 추적해 온 안보·정보 분석가 무자헴 알살룸도 13일 항공편으로 혁명수비대 전문가가 예멘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화물 중 일부가 단거리·중거리 미사일과 드론 부품이었으며 과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공격에 쓰인 무기 체계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후티 반군은 22일 사우디 유조선 엔셀리아호와 라일라호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봉쇄 결정을 위반한 데 따른 조치라고 적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홍해 항로에서 발생한 첫 석유 수송 차질이다.
유가는 곧바로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23일 오전 배럴당 100.74달러까지 7% 올라 5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넘었다. 이달 상승률은 40%에 이른다.
후티 반군의 사전 경고와 이번 공격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선박 여러 척이 항로를 되돌렸다.
세계 석유의 약 5%가 이 해협을 통과하고 북쪽 수에즈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연결된다. 우회 항로를 택하면 인도와 중국행 선박은 10∼15일을 더 항해해야 한다.
아라비아반도 반대편 호르무즈해협도 이란이 통행을 막아 놓은 상태다.
이곳은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던 길목이다. 전쟁이 재점화된 이후 이란과 대리 세력의 공격을 받은 상선은 13척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공격을 반복할 경우 미국은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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