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특별수사단 중간 수사 브리핑
경찰 수사 담당자 구속송치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광주 여학생 살인범 장윤기(23)의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고 성범죄 혐의를 배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당시 경찰 수사 담당자가 구속 송치됐다.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5일 중간 브리핑을 열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수사 담당자가 도리어 범행의 증거물을 은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초동 수사를 맡았던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씨(57)를 증거은닉·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이날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특별수사단은 경찰이 장윤기를 강간살인 혐의가 아닌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데에는 A씨의 판단과 지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A씨는 장윤기 자택과 차량을 수색하던 과정에서 강간 의도를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물인 성인용품과 케이블 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별수사단은 A씨가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 장모 경감과도 12차례 전화 통화하는 등 유착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장 경감에게 장윤기의 자택 현관 비밀번호와 차량 키를 전달하도록 팀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수사상 비밀을 누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수사단은 A씨가 장 경감에게 수사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또 특별수사단은 A씨가 장윤기 범행에 성적 동기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묵살하고 팀원에게 수사 보고서에서 성범죄 관련 부분은 배제하도록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 A씨는 검찰에 누락된 수사 기록을 넘기라는 광주경찰청의 지시 이행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A씨는 성인용품 등이 살인의 주요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특별수사단은 수사에 참여한 팀원들이 ‘팀장의 지시에 따라 증거물을 압수하지 않고 성범죄 목적 관련 수사 사항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토대로 A씨를 검찰에 넘겼다.
이밖에 특별수사단은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장(경무관)과 형사과장도 입건해 장윤기 수사 무마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특별수사단은 “장윤기 담당 경찰 수사팀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던 중 증거물이 압수되지 않고 검찰에 수사 기록 일부가 송부되지 않는 등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다양한 문제점 관련 제도를 개선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와 유족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ar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