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와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등 인공지능(AI) 전문가 200여명이 13일(현지시간)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AI의 경제 변혁에 대한 공동성명”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첫째, AI는 향후 10년 이상 동안 더 급격히 강력해질 수 있다. 둘째, 이는 산업혁명보다 더 큰 규모이지만 훨씬 더 짧은 시간 안에 전례없는 경제 변혁을 몰고 올 수 있으며 대규모 일자리 감소를 비롯한 위험과, 생활 수준의 중대한 향상 같은 기회를 동반할 수 있다. 셋째, 경제학자, 정책입안자, 기술 리더들은 ‘혁신적 AI 경제학’의 이해와 ‘인류·공익에 기여하는 AI’를 위해 인센티브, 안전장치, 제도 구축 등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국내에선 고용노동부가 AI혁신으로 창출된 초과이익의 활용 문제를 놓고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동계는 사회적 재분배를, 경영계는 기업 투자 확대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대립했다. 또 경영계는 AI 발전에 따른 근로시간, 임금체계 등의 합리화와 규제 완화를 주장했으나 노동계는 고용유연성 확대가 해고 위협이라며 반대했다.
글로벌 석학들의 공동성명과 노동부 토론회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우리는 지금 AI라는 거대한 시대 변화의 초입에 들어서 있으며, 한국은 특히 새로운 사회 갈등의 선제적인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는 사실이다. 국내 노동계에선 최근 ‘영업이익 N%(일정비율)의 성과급 지급 제도화’ 요구가 반도체를 비롯한 유력 첨단 제조·기술업종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또 현대차 노조가 자사 개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라인 투입에 대한 반대에 나선 데 이어 삼성전자 노조는 노조원 다수가 호남권 신규 반도체 시설 건립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이제 우리에게는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적으로 타당한 말이다. 글로벌 석학들의 성명서의 핵심이기도 하다. 우선 필요한 것은 과거의 노사, 노·사·정 협의체 정도를 뛰어넘는 AI의 새로운 사회 협약과 논의을 위한 ‘플랫폼’의 마련이다. 노동부는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녹서’를 만들기로 했고, 과학정보통신부는 ‘AI 사회정책포럼’을 출범시켰으며, 국회·국가AI전략위원회·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도 비슷한 논의 단위를 마련했지만 매번 의견 개진 정도에 그치는 산발적이고 개별적인 체제와 운영으로는 안된다. 고용·교육·복지·조세·산업·윤리 등을 아우르고 연구와 협의, 합의 도출, 정책 생산이 가능한 좀 더 강력하고 폭넓으며 체계적인 상설 기구를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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