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인 지정’ 효력정지
법원 “긴급한 필요 소명”
본안 판결 선고일 30일 되는 날까지 정지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처분의 효력을 법원이 정지시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권순형)는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을 정지해달라”는 취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Inc’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 지정한 부분의 효력을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했다. 김 의장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의 효력도 같은 기간 동안 정지된다. 공정위는 지난 4월 김 의장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쿠팡)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했다.
김 의장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에 같은 이유로 효력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진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며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인 쿠팡Inc에서 자연인인 김 의장으로 변경했다. 쿠팡이 2021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뒤 동일인이 변경된 것은 처음이다.
동일인 지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정해, 그 집단의 지배구조와 관련 규제 적용 대상을 확정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씨가 쿠팡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총수 친족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법인 동일인 지정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봤다.
동일인이 자연인 김 의장으로 변경됨에 따라 김 의장은 본인과 배우자, 친족 등의 국내외 계열사 주식 보유 현황을 공정위에 공시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이에 쿠팡은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과 함께 본안 판단까지 효력을 멈춰달라며 이번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지난 6월 열린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에서 쿠팡 측은 “쿠팡은 전형적인 외국계 기업집단으로 국내 기업집단과 구조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는 “동일인 변경 사유가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그보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5월 공정위 처분의 효력을 직권으로 정지했었다. 집행정지 사건 심리와 종국 결정에 필요한 기간만 잠정적으로 우선 정지하기로 해, 7월 15일까지만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에 의해 직권으로 효력을 정지했던 것이었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은 취소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 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 속행으로 인해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는 법원은 당사자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해 처분 등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 속행 전부 또는 일부 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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