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중개업 인가제’ 놓고
금투업계 “자격요건 만들자” 입장
회계업계 “자율적으로” 기싸움 중
“1억원짜리 전세나 3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도 부동산 중개업자가 중개를 하는데, 조단위 회사를 사고파는 매매중개업무가 아무런 인허가 요건이 없는 것은 이상하다. 중개행위는 사회 시스템의 일부다.”(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M&A(인수합병)는 이미 매매가 결정된 상황에서 자산을 확장하는 작업이다. 중개도 있지만 중요한 일은 기업가치를 정해 영업권을 평가해주는 일이다.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77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시장을 놓고 금융투자업계와 회계업계간 쟁탈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은 ‘인수합병(M&A) 중개업 인가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옮겨붙고 있다. ‘자격요건을 만들자’는 입장과 ‘시장 자율에 맡기자’는 입장이 맞서며 이권을 둘러싼 업권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블룸버그와 미래에셋대우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시장 규모는 약 77조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1년 22조원에 비해 세 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M&A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최근 여러 한계에 직면한 국내 금융투자업계와 회계업계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저금리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은행권이 금융투자업에 진출하면서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업역 경계가 모호해진 대표적인 사례가 증권업계와 회계업계, 외국계 증권사, 부티크IB(투자은행)들이 무주공산으로 경쟁하는 M&A 시장인 셈이다.
그러던 차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ㆍ서울 강북을)이 지난달 19일 M&A 정상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실 측은 “동료, 회계사 지인들로부터 의견수렴을 했을때 문제가 제기됐다”며 “취지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자 였다”고 밝혔다.
금투업계로서는 기회다. 2013년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으나 업권싸움으로 비쳐 진전이 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차다.
황영기 회장은 “업계가 원한 바지만 우리가 입법청원한 것도 아니고 박 의원이 입법발의를 해줘서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했던대로 지난 7일 국회에서 있었던 관련 정책토론회에서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됐다. M&A를 할 수 있는 중개업자의 요건을 제시하고, 인허가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법안에 대해 증권업계는 찬성, 회계업계는 반대하는 입장이 주를 형성했다. 인허가제 도입 ‘찬성’ 쪽에선 “자본시장법상 주식거래를 수반하면 투자중개업”이라는 논리로 관련법에 대한 해석을 덧붙임과 함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이유로 내걸었다.
기업을 상대로 외부감사를 하는 회계법인이 M&A 업무를 하는 것은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하지만 ‘반대’편에선 오히려 브로커리지를 하는 증권사 쪽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M&A 업무가 투자중개업에 한정되면 국내 증권사에 이익을 몰아줄 수 있다는 독점을 우려하는 의견과 함께 고객선택, 시장에 맡기자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M&A 비용만 높아지고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으며, 회계자문에 M&A자문까지 종합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회계법인의 장점을 기업들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