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AI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내용의 첫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9일 발표했다. AI 확산에 따른 고용충격을 조기에 파악하고 근로자의 전직과 재취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AI가 산업과 노동시장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는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은 필요한 일이다.

카나리아 대시보드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개발한 분석도구로, AI가 직업과 직무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고용시장 변화를 알려주는, 일종의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정부는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발전시켜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를 만들고, 업종·지역·연령별 고용 변화를 분석해 산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AI 전환 과정에서 근로자가 새로운 직무에 적응할 수 있게 직업훈련과 재취업 지원을 확대하고, 이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득 공백과 임금 하락을 보전하는 방안도 사회적 논의를 거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I의 도입으로 일자리의 모습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최근 고용 동향을 보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8만9000명 감소했다. 6개월째 감소세다. 모두 AI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노동시장 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미 기업 현장에선 AI상담원이 단순 문의를 처리하고, 생성형 AI가 보고서 작성과 번역, 회의록 정리 등을 맡고 있다. 개발 현장에서도 AI 코딩도구 활용으로 초급 개발자 수요가 줄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 일자리의 업무 구성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2030년에는 기존 일자리의 90% 이상에서 업무의 90% 이상이 기술적으로 자동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가 기존 직무 상당 부분을 대체한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가 변화하는 산업과 직무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느냐다. AI기술 발전에 맞춘 전환 교육이 필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근로자가 새로운 직무와 산업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노동시장은 한 번 채용하면 사실상 해고하기 어렵고 전환 배치도 쉽지 않다. 이런 경직성이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고 기술 변화 대응도 어렵게 만든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돼야 필요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이동도 원활해진다. 아무리 교육과 훈련을 확대해도 갈 곳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전환 과정의 임금 보전 방안 역시 미봉책일 뿐이다.

기존 일자리 보호가 청년층의 일할 기회를 빼앗지 않도록 노동정책도 AI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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