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차 노조가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 파업안이 조합원 찬성률 92%로 가결됐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인 파업권이 확보된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요구안에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되는 정년 연장, 상여금 인상, 완전 월급제 도입 등도 포함됐다.
핵심 쟁점은 순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다.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이익기반 성과급 논쟁이 현대차로 옮겨 붙은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86조원, 영업이익 11조원, 순이익 10조원을 기록했다. 요구대로라면 성과급 총액만 3조원에 이른다. 노조는 사상 최대 실적이 현장 근로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만큼 성과를 대폭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귀족노조’로 불린다. 높은 임금 수준과 안정된 고용 구조, 강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다른 업종 노조와 비교해 유리한 조건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단체협약에선 기본급의 약 450%에 달하는 성과급과 1500만원대 격려금, 주식 지급이 이뤄졌다. 그런데 갈수록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임금 격차가 큰 수천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박탈감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현대차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시장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중국의 비야디(BYD), 지리(Geely), 체리(Chery) 등은 정부 보조금과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와의 격차를 크게 좁혀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했고, 유럽에서는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1~4월 누적 판매가 전년 대비 2.4% 줄어든데 반해 BYD, 체리 등 중국계 업체들은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동남아와 남미 시장도 비슷하다. 모두 현대차와 경쟁하는 곳으로, 저가공세와 기술력까지 더해 중국차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유럽은 탄소 규제와 환경 기준을 앞세워 사실상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고, 미국 역시 관세와 보조금을 동원해 자국 생산을 압박하고 있다. 이익을 모두 기술개발에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이다.
무엇보다 이익 기반의 성과급 요구는 법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안인 만큼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성과급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부는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성과급과 이익배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의 투자와 주주 가치,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노사 교섭에만 맡겨선 안된다.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