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의원들이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에서 보유 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 기간 중심으로 공제를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세제 혜택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투기 장려”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는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시장 불안은 적지 않다.

현행 장특공 제도는 일정 기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해주는 장치다. 1세대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각각 반영해 공제율을 적용하는데, 보유는 3년 이상, 거주는 2년 이상부터 연 4%씩 공제가 쌓여 최대 80%까지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장기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한 주택일수록 세제 혜택이 커진다. 다만 거주 없이 보유만으로도 특별공제가 가능해 투기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거주용 혜택을 없애면 투기도 줄고 매물이 나와 공급이 늘 것이란 기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세시장은 정부 의도와 달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월세 물량은 올해 초 4만4424건에서 최근 3만189건으로 32% 넘게 감소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8.4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셋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8147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위 가격도 6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률 역시 올 들어 더 확대되고 월세 전환까지 빨라지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장특공 보유 폐지는 여기에 기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실거주하거나 보유 유인이 줄어든 만큼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져 전세로 풀리던 물량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최근 부동산 정책은 실거주 의무 강화, 거래 규제 확대,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 억누르기 일변도다. 공급 확대를 유도한다지만 대출이 막히면서 시장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강남 집값은 주춤하지만 오히려 비강남권은 대출한도까지 더 오르는 이상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은 비아파트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꿈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정부의 임대 공급만으로는 이들 수요를 대체하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은 세제, 공급, 금융, 수요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다. 자신감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정교하게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이라는 큰 틀 속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