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기대는 크게 꺾였고 코스피 상승세는 한층 가팔라졌다. 부동산 소비 심리 하락이 추세로 굳어지고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면 주식시장엔 호재다. 여기에 기업 경기 전망도 4년만에 낙관으로 반전했다. 미국 관세와 미-이란 전쟁 위기 등 극심한 대외 변동성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청신호를 켠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부동산에 쏠렸던 비생산적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장기 추세로 굳히는 데 국력을 모아야 한다. 집값 안정이 무엇보다 필수이고, 자본시장 정책과 기업 지원, 규제완화의 후속대책도 적기에 뒤따라야 한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1년 후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여전히 더 많다는 뜻이지만, 중요한 것은 하락 정도다. 지난 2013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와 한달 간 이어진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압박 발언 등의 효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24일에도 소셜미디어에서 한은 조사를 공유하며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 국무회의에선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 버리지 않았느냐”며 소유자가 농사를 안 짓는 경우 강제매각명령을 해야 한다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 지시했다.

코스피는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며 개장했다. 장중 5000선을 넘은 지 한 달여 만이다.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사상 최고가인 20만원과 100만원을 뚫었다. 시장에선 반도체 등 업황, 미국 관세정책, 그리고 추가적인 국내외 투자금의 증시 유입을 향후 주가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에 실패하면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부동산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집값 상승 기대 하락폭은 40~50대와 소득 중상위층에서 더 컸다. 주택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계층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증시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가장 큰 이들이다.

부동산정책은 이제 대통령의 ‘다그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관련 세제 정비와 실효적인 공급의 확대 및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이어가야 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의 보완과 코스닥 부양 정책도 아울러야 할 뿐 아니라 과열로 인한 ‘빚투’나 ‘포모’ 투자 리스크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경기 낙관을 실제 투자로 이어가기 위한 지원과 규제 완화도 절실하다. 지금은 우리 경제의 분수령이다. 부동산·증시·산업 정책의 조합과 실행 타이밍에 성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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