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국가에 대해 ‘글로벌 관세’를 15% 부과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3일 자국의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교역 상대국들의 불공정무역관행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또 자동차·반도체·철강·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에 관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어 “(우리는) 기존 관세를 보유하고 있으며, 많은 관세가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고 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후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법적 권한을 동원해 관세 정책을 유지·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우리에겐 대미 통상 불확실성이 더 커진 양상이다. 당장 수출 경쟁국인 중국은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생겼고, 품목별 관세는 변동성이 증대됐으며, 디지털·농축산물 시장은 개방·규제완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 대법원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와 중국·캐나다 등에 물린 펜타닐(합성마약) 관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글로벌 관세 10% 도입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가 하루만에 다시 15%로 올렸다. 미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불안정을 이유로 대통령이 최장 150일간 최고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꺼내 든 무역법 122·301조, 무역확장법 232조는 한국엔 부정적 측면이 더 많다. 당장 미 대법원 판결과 무역법 122조에 의한 글로벌 관세로 중국은 관세 하락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 무역가중평균 관세율이 36.8%에서 21.2%로 하락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우리 기업으로선 한층 불리한 조건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은 애초 15%였기 때문에 글로벌관세로 바뀌어도 변화가 없다. 자동차·반도체 관세도 애초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에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글로벌관세는 ‘150일’이라는 시한이 있고, 품목별 관세는 한국의 대미투자와 연동돼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대미통상 리스크와 불확실성은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우리 경제의 ‘상수’로 봐야 한다. 일희일비나 막연한 낙관·공포 모두 금물이다. 대미투자특별법과 대미투자 이행계획에서 미국에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하고, 우리가 지킬 길목은 민관이 손을 잡고 방어벽을 든든히 쳐야 한다. 당장은 품목별 관세와 비관세장벽, 중국의 수출 공세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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