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희망센터에서 재취업 돕는다고 하지만 주로 훈련이나 교육 프로그램이고, 실업급여 준다고도 하는데 직장 잃고 나면 무슨 소용 있어요. 진짜 필요한 것은 일자리인데 위에서 하는 것을 보면 정말 한숨만 납니다.”
울산의 한 조선업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김 씨는 얼마 전 조선업 희망센터를 다녀왔다. 최근 일감이 눈에 띄게 줄면서 회사가 빚더미에 앉아 언제 일을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갈 만한 일자리는 소개받지 못했고, 지역 내 직접 일자리는 예산이 내려와야 한다는 얘기만 들었다.
25일 거제에 조선업 희망센터가 문을 열면서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실업 대책으로 밝혔던 울산과 창원, 목포 등 총 4곳의 조선업 희망센터 설립이 완료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실업이 발생했을 때 취업을 할 수 있을지, 일자리 지원은 언제 가능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부가 조선업 및 일자리 지원을 위해 의결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정치권의 이견에 발목 잡히면서 실제 집행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당장 조선업 근로자의 고용안정 지원 2000억원 등 일자리 대책으로 1조9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더구나 조선업 중소, 협력업체의 일감과 직결되는 군함이나 관공선 발주, 선박건조 등에 필요한 1조4000억원 이상의 예산 집행도 늦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수주 급감으로 조선업 협력, 기자재 업체들의 경영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금까지 늦어지면 결국 기업들은 고용 유지보다 해고를 택할 수밖에 없고, 실제 실직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며 “실직자뿐 아니라 실업 예정자 대부분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들이라 이들에게는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데 정부 대책은 취업훈련, 장년인턴 등에 집중돼 있어 실효성이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추경이 늦어지면서 정부와 울산, 거제 등 조선업종이 밀집해 있는 지방자치단체 간 직접 일자리 사업 지원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지자체들의 신청을 받아 공공근로 등 직접 일자리 사업에 추경 24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이 또한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추경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일자리 사업 참여자 모집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집행까지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점, 연내 배정된 예산을 모두 써야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지원도 3개월이 채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