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해운 시너지 기대
매각 결정여부는 미지수
정책판단·리더십 최대변수
지난해 하림그룹이 HMM 인수를 시도하다 무산된 데 이어, 이번에는 포스코그룹이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인수 구조와 절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포스코가 어떤 계산법으로 접근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HMM 사업성 및 인수 타당성 검토를 위해 삼일PwC 및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인수전 참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검토해보기 위한 차원의 행보라는 설명이다.
HMM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포스코그룹은 잠재적 원매자로 거론됐다. 포스코그룹이 과거 대우로지스틱스, CJ대한통운 등 해운·물류사 매물을 꾸준히 검토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화주가 직업 물류·운송에 뛰어들 경우 시장질서 교란을 우려하는 업계 반발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포스코그룹은 물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움직였다. 이번 HMM 검토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서 해운·철강 시너지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검토는 단순한 재무투자가 아니라 원자재 조달·운송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글로벌 해운업 경기 변동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시도가 실제 재무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포스코그룹은 산업은행(36%)과 해양진흥공사(35.7%)가 보유한 HMM 지분 가운데 일부를 먼저 취득한 뒤 점차 지분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하림그룹의 시도와는 달리 점진적 매입 전략을 구사해 재무적·정책적 부담을 분산하겠다는 의미다.
대형 M&A를 추진할 수 있는 ‘실탄’은 확보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철강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6조5000억원 상당이다. 다만 철강 가격 변동, 2차전지 소재 등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과 맞물리면서 HMM 인수에 자금을 배분하는 데는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하다.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매도자 채권단의 결정에 달려있다.
현재 강석훈 전 회장 퇴임 이후 수장 공석 상태인 산업은행은 주요 사안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신속히 내리기 어려운 구조다. 시장 관계자는 “HMM 매각은 특히 정책적 판단이 불가피한 사안이라 리더십 공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해운업 구조 재편 방향성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늦어도 내년 중에는 HMM 인수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의 임기가 2027년까지로, 일종의 ‘데드라인 ’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아름 기자
aret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