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용으로 전기사용량 급격…누진세 적용으로 요금폭탄

-누진제 완화 혜택도 사용일 아닌 ‘검침일’ 기준…혜택가구 비교적 적어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1. 지난 17일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 사는 김소정(42ㆍ여) 씨는 이번달 전기요금 고지서에 적힌 숫자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6월까지 7만~9만원 선에 그치던 전기요금이 이달엔 42만3000원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평소 에어컨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지난 7월 중순부터 직장으로 다니던 중학교가 방학에 접어들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열대야 때문에 며칠 간 잠을 제대로 못자 피로가 누적돼 몸이 안좋아질 정도여서 어쩔 수 없이 저녁 시간에 잠깐 에어컨을 켰다가 끄고 나름 절약해서 썼다”고 했다. 김 씨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기 사용량은 432㎾인 데 비해 7월 사용량은 850㎾로 증가했다. 전기 사용량이 2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전기 요금은 거의 6배가 넘게 나왔다. 김 씨는 “안쓰던 에어컨을 틀었기 때문에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심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정석현(35) 씨는 지난 16일 한국전력공사 직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갑자기 늘어난 전기 사용량 때문이다. 정 씨는 “엊그제 한전에서 전화가 와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었는데 실제로 쓴 거 맞냐며 확인차 물어보더라”고 했다. 정 씨는 “20개월 된 아들이 땀을 흘리면서 하루종일 칭얼대서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낮 시간부터 초저녁까지 매일 틀었다”며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더위에 선풍기로만 지낼 수 없어 틀었는데 이렇게 전기사용량이 많이 나올 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정 씨는 “(신혼집으로) 이사하고 나서 겨울철이라도 전기요금 8만원을 넘겨본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한전에서 지난달 사용량이 1000㎾ 가까이 된다며 누진세가 적용되면 52만원 정도 예상하면 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8월에도 어김없이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었던 정 씨는 다음 달에 나올 8월분 전기세가 벌써부터 두렵다.

7월과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가 각 가정으로 발송되기 시작했다. 우려하던 전기세 폭탄을 막상 맞은 사람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거나 낮 시간대 집에 항상 사람이 머무는 가정에서 요금 폭탄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적인 무더위에 에어컨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월 전력사용량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나온 데 비해 요금은 평소보다 5~6배 이상의 요금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전력공사 고객센터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달 고지서에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항의하는 고객들의 전화가 많았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도 요금 폭탄 사례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선 “아기가 어려서 어딜 나가기도 그래서 집에서 그냥 에어컨을 켜놓고 있었더니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434㎾였는데 이번달 전기 사용량은 836㎾로 2배 정도 더 썼다”며 “하지만 요금은 41만원으로 평소보다 5배 넘게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한전이 누진세 제도를 완화하는 기간이 전기를 사용하는 날짜 기준이 아닌, 사용량 검침일 기준이어서 일부 가구는 전기소비량이 비교적 적은 달에 누진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 사용자는 “검침일이 하필 18일이다. 지난 달에 쓸만큼 다 써서 요금은 요금대로 나오고 완화 혜택은 전혀 받지못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