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방문의 해’에 빨라진 충청도 사람들

예당호 멋진 분수쇼, 예술적인 수상데크길

간월암 노을 낭만, 트릭아트 명랑한 홍성

관광公-코레일-충남도 레트로관광열차 운행

간월암은 한국관광명소를 지구촌 이웃들에게 알리는 한국관광공사의 ‘필더리듬 오브 코리아’ 머드맥스 편에 등장했다.
간월암은 한국관광명소를 지구촌 이웃들에게 알리는 한국관광공사의 ‘필더리듬 오브 코리아’ 머드맥스 편에 등장했다.
예당호의 예술적인 데크길
예당호의 예술적인 데크길

[헤럴드경제(서산)=함영훈 기자] 충남은 빠르다. “빨랑 오세유”라는 그들의 인정 넘치는 말투만 느린 듯하다.

간월암을 지나 가로림만을 향해 질주하는 서산 어르신 바지락 경운기 부대 ‘머드맥스’도, 게국지를 끓여 내는 태안 식당 주인의 손놀림도 빨랐다.

홍성 남당항 음악분수와 서천 국립생태원 해설사의 안내는 스마트했고, 예산 예당호의 호변 엔터테인먼트 데크길 등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더 재미있고, 편안하게 변화하고 있었다.

충남에는 백제의 고도에서부터 바지락 팔아 자식 대학 보내고 손주들에게 용돈 주는 서산 가로림만 어르신 바지락 경운기부대의 풍경에 이르기까지…. 즐길거리, 먹거리, 감성 인문학을 흡입할 곳들이 참으로 많다.

서산 가로림만 ‘머드맥스’, 어르신 갯벌 바지락 경운기 부대의 출격
서산 가로림만 ‘머드맥스’, 어르신 갯벌 바지락 경운기 부대의 출격

‘2025 충남방문의해’를 맞아 한국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 충남문화관광재단 등이 의기투합해 만든 ‘레트로 낭만열차’가 1, 2차 행복한 투어를 마치고, 앞으로 3~8차를 떠나게 된다.

최종 목적지는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 수덕사, 은성농원, 예산시장 ▷홍성 문당 환경마을, 김좌진기념관, 스카이타워, 광천 젓갈김시장 ▷보령 개화예술공원, 성주산자연휴양림, 상화원, 대천해수욕장 ▷서천 국립생태원, 장항송림욕장, 스카이워크, 6080맛나로 ▷서산 한우목장, 개심사, 해미읍성, 해미시장) ▷태안 연옥당, 천리포수목원, 신두리해안사구, 태안시장 등이다.

열차에 탑승하면 통기타 라이브 공연과 아코디언 연주가 관광객을 반긴다. 옛날 도시락, 구운 달걀 등 추억의 간식과 흑백 교복 사진찍기 이벤트를 비롯해 딱지치기, 비석치기 등 레트로 감성 풍의 이벤트가 진행된다. 퀴즈 등을 통해 푸짐한 지역 특산품 선물도 준다.

충남으로 떠나는 레트로 낭만열차
충남으로 떠나는 레트로 낭만열차

‘여행가는달’의 마지막 충남레트로 관광열차가 오는 30일 떠나는 것을 비롯해 6월 14일까지 일정이 나왔고, 하반기 일정은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조만간 정해진다.

심홍용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은 “이번 상품을 통해 충청남도 서해안 관광자원의 매력을 널리 알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특색있는 여행 상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00m 치솟는 예당호 출렁다리 분수쇼

2019년 4월6일 개통된 예당호 출렁다리는 둘레가 40㎞인 예당호를 상징하는 402m 길이의 보행교이다.

예당호 출렁다리[지앤씨이십일]
예당호 출렁다리[지앤씨이십일]

내진설계 1등급 인증을 받아 튼튼하게 지어져 성인 3150명이 동시에 올라서도 끄떡없다. 폭 5m, 보도 폭 1.8m로 가족이 함께 걷기에 충분하다. 출렁다리는 밤에 더욱 예쁘다.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무지갯빛 LED조명은 예당호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예당호의 명물인 음악분수는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다채로운 물과 빛의 향연을 제공한다. 형형색색의 물은 100m 높이로 솟구친다. ‘호수 위에 설치된 가장 넓은 면적의 부력식 음악분수’ 분야의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 기록으로 인증되었다.

새천년, 천백년 분수와 사과분수, 개나리 분수, 출렁다리 분수, 황이분수, 날개분수, 황새분수 등 다양한 분수 설비와 함께 워터 스크린, 빔 프로젝터 레이저를 도입하여 다채로운 빛과 색을 연출한다.

모노레일로 예당호 수변 1320m를 유람해도 좋고, 예산 사람들이 발 빠르게 조성한 5.2km 길이의 느린 호수길을 느리게 산책해도 좋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예산 수덕사는 1500년된 국보급 국가유산과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감상하는 곳이다. 이응노 화백(1904~1989)이 미술 활동을 했던 초가집, 이응노 선생 사적지(수덕여관)와 이응노 및 근현대 예술인의 작품과 불교 미술품을 전시하는 선미술관도 경내에 위치해 있다.

간월암 해상 전망대
간월암 해상 전망대

외롭지 않은 무학대사의 서산 간월암

‘미니 모세의 바닷길’ 서산 간월암은 조선 초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은 다음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하루에 두 번 만조 때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뭍이 된다. 밀물이 들어오면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고 하여 연화대(蓮花臺)라고도 불렀다.

법당에 들어서면 무학대사를 비롯해 이곳에서 수도한 고승들의 인물화가 걸려 있다. 간월암 목조보살좌상은 제작 시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양식적인 특성상 1600년 전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이후에 형식화된 보살상과는 다르게 갸름한 타원형의 얼굴, 비교적 긴 상체, 높고 안정감 있는 무릎, 부드러운 옷 주름의 표현 등이 섬세해서 놀란다.

또한 이곳에서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보낸 어리굴젓이 궁중의 진상품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매년 정월 보름날 만조 시에 간월도리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벌어진다.

주위 자연경관과 옛 선조들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고찰이 어우러져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곳에서 보는 서해의 낙조가 장관이다.

신두리사구
신두리사구
태안의 자연산 수산물 한상
태안의 자연산 수산물 한상

‘최고의 사구지대’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신두리해안사구는 우리나라 최고의 사구지대로 신두리 해수욕장에 있다. 사막처럼 넓은 모래벌판이 펼쳐져 있다. 이곳 신두리 해안사구는 빙하기 이후 약 1만5000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한 바람으로 모래가 해안가로 운반되면서 오랜 세월을 거쳐 모래언덕으로 만들어졌다. 강한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주변 산지의 운모편암이 깎여 바다로 들어간 뒤, 파랑을 타고 다시 내륙으로 밀려 들어와 형성됐다.

이곳에는 해안 사구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생태계가 조성돼 전국 최대의 해당화 군락지가 형성됐다. 또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매꽃, 갯방풍 등 희귀 식물들도 분포해 있다.

동물 역시 태안의 깃대종(지역 대표 동·식물)인 표범장지뱀은 물론 종다리, 맹꽁이, 쇠똥구리, 사구의 웅덩이에 산란을 하는 아무르산개구리, 금개구리 등도 서식하고 있어 다양하다. 사구는 바닷바람으로부터 농토를 보호한다. 사막에 왔으니 시스루 재질의 머플러 하나쯤은 둘러야 제멋이 난다.

서해에 접한 반도 지형으로 동쪽 바다도 갖고 있는 태안에는 서해안에서 수산물 먹거리가 가장 다채롭다.

홍성 남당항의 야외 트릭아트존
홍성 남당항의 야외 트릭아트존

명랑해진 홍성 남당항과 타워, 맛있는 토굴

광천김과 토굴 새우젓, 최영·성삼문·김좌진의 과거 행적으로 유명했던 홍성이 스카이타워, 해양 분수공원, 네트 어드벤처, 트릭아트존, 노을 전망대 등 명랑한 콘텐츠의 해양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5만5000㎡ 규모의 남당항 해양공원-축제광장에는 국내 최대 체험형 음악분수, 길이 170m의 야외 트릭아트 존이 MZ세대와 어린이들을 즐겁게 한다. 트릭아트존에 가면 여행자는 가오리를 타고 날으는 모습, 아슬아슬한 절벽 사이 그물 다리를 건너는 장면, 작은 조각배를 타고 상어와 밀당하는 모습 등을 앵글에 담는다. 대형 대하, 바다거북과 바다 여행, 대형 문어의 습격 등 총 12개 작품을 만난다.

남당항 해양 공원 음악분수는 6600㎡ 규모에 바닥분수, 안개분수, 레이저, 야간 판타지 조명 등을 갖췄다.

바다 위 붉은 다리 남당항 노을 전망대는 MZ(밀레니얼+Z)세대 여행객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됐다. 유려한 곡선으로 해변 도로에서 시작해 바닷가로 102m 뻗어 나갔다. 65m 높이의 해안 랜드마크 탑인 홍성 스카이타워에서 멜랑꼴리한 무드의 서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남당항의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의 맛은 여전히 으뜸이다.

공주 공산성 성곽길
공주 공산성 성곽길

충남도는 이들 외에 5월 추천 관광지로 ▷공주 공산성, 제민천 ▷논산 관촉사, 강경 근대거리, 선샤인랜드 ▷태안 꽃지, 청산수목원 등을 선정했다.

‘충남 여행 진수성찬’ 앞에서 느리게 다녀서 안 되겠다. 달라진 충청도 사람들처럼, 여행자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