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에서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구루(Guru, 스승·권위자)의 ‘픽(Pick)’을 짚어봅니다. 월가 고수들의 ‘신의 한수’에는 세계경제와 국제정세, 미래 통찰력이 담겨 있습니다. 월가 고수들은 어느 시점에, 어떤 기업, 산업, 자산에 투자하고 또 던졌을까요. [월가구루픽]이 추적합니다.

2014년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가 무역 박람회 도중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로이터]
2014년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가 무역 박람회 도중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올해 말 은퇴 선언을 한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1분기 투자보고서가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여파로 대규모 주식 매입은 없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은행주는 대량 처분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올해 1분기 씨티그룹 주식 1463만 9502주를 매각했다. 기존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이다. 해당 내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13F 버크셔 해서웨이 1분기 투자보고서에 담겼다.

버크셔는 미국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도 4866만주 매도해 기존 보유 지분의 7% 이상을 줄였다. 다른 은행주인 캐피털원 주식도 30만주 팔아 지분 약 4%를 축소하는 등 은행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버크셔는 지난해부터 금융시장 변동성, 금리 인상,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은행주 투자 비중을 꾸준히 낮춰오고 있다. 지난해 씨티그룹, BofA, 캐피털원 등 주요 은행주를 대거 매각했다.

또한 2013년 설립 이후 세계 최대 디지털 은행 중 하나로 성장한 브라질의 누뱅크(Nubank) 지분도 매각했다.

대신 일본 5개 무역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리면서도 현금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1분기에 가장 많이 산 주식은식음료 기업이었다. 주류·음료 업체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로, 638만 4676주를 매수해 전체 보유 주식은 1200만 9000주에 달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게티이미지뱅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게티이미지뱅크]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 주식은 사지도 팔지도 않은 채 3억주를 유지했다.

최근 버핏은 몇 년 동안 대규모 주식 매입을 자제하는 대신 3월까지 350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 중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 31억 80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수, 46억 80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은 매각해 10분기 연속으로 주식 순매도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날 버핏은 올해 초 은퇴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90세가 될 때까지는 뭔가 이상한 이유로 나이가 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이는 정말로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에이블 부회장 사이에 에너지 수준의 차이가 있었다면서 “그가 하루에 10시간 동안 해내는 일의 양을 내가 같은 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양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점점 더 극적으로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일을 처리하고, 경영에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를 만들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