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조종으로 부당 이득 취한 혐의
주가 14배 급등하며 투자자들 손해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주범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종열)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주범 이진훈 씨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3973억원을 선고했다. 1324억270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들에게는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 등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주범으로 지목된 이 씨에 대해서는 범행 전반을 기획하고 주도하면서 역할을 분담하고 동원 계좌와 자금을 모집·관리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밀항을 시도한 점 등도 참작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양형 이유와 관련해 “시세조종 범행으로 영풍제지 주가가 1년 사이 14배가량 오르는 등 시장이 왜곡됐다”며 “부당이득 규모도 천문학적인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위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주가가 한순간에 폭락하면서 선량한 피해자들이 발생했고 미수거래를 통해 증권사에도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사회적으로 많은 투자자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범행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돼야 할 주가를 왜곡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해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한다”며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1년간 444개의 증권계좌를 동원해 영풍제지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가장·통정매매와 고가 매수 주문 등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주가조작 조직이 총책을 중심으로 20여명 규모의 3개 팀을 꾸려 점조직 형태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과정에서 총책의 도피를 돕거나 범행에 가담한 이들도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일당은 총 789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단일 종목 주가조작 사건 가운데 확인된 부당이득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2023년 10월 4일 이후 금융감독원을 통해 영장 없이 추가로 증권거래소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한 것은 영장주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수사 착수 후 금감원을 통해 증거를 취득하기 이전인 2023년 8월 18일까지 확보된 113개 계좌의 실현이익인 약 1324억원만 실제 부당이득으로 인정했다.
newda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