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12일 첫 공식선거운동
“국힘 자중지란…자만·구설 주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로 경북지역 방문에 나선 9일 경북 경주시의 한 문방구를 방문해 가게 상인에게 자필 서명한 종이를 건네주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9/rcv.YNA.20250509.PYH2025050903320001304_P1.jp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주부터 시작되는 공식선거운동 기간을 앞두고 경쟁자 없는 나홀로 질주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 연기로 이 후보는 사법리스크의 족쇄를 벗은 가운데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둔 내홍이 커지면서다. 민주당 내에선 “헛발질만 안 하면 된다”는 말이 오가는 가운데 이 후보는 준비된 정책발표와 민생행보에 집중한다.
9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2일 첫 유세 장소를 광화문 광장으로 정했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당시 부산에서 서울까지 각 지역을 훑으며 올라왔던 상향식 유세 전략과는 상반된 방식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던 광화문 광장에서 이번 대선이 ‘내란으로 촉발된 조기대선’이라는 점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장소 선정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광화문은 빛의혁명의 발상지”라며 “이번 대선이 어떤 과정에서 치러지게 됐는지를 되새기는 첫 유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공식 유세를 앞두고는 ‘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통해 이틀간의 험지순회에 나선다. 이날은 경북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을, 10일에는 경남 창녕·함안·의령·진주·사천·하동을 찾아 바닥민심을 훑을 계획이다. 이 후보는 앞선 1·2차 투어에서도 지난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보다 득표율이 저조했던 민주당 열세 지역을 중심으로 순회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보수 유권자가 많은 지역을 먼저 챙기면서 외연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후보가 세 차례에 걸쳐 순회하는 지역들의 대다수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고배를 마신 곳들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 후보는 친기업적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선 ‘성장’이 중요하다는 기조로 기업인들과 만나는 일정을 늘려갈 계획이다.
전날(8일)에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고 과거처럼 경제 문제, 산업 문제를 정부가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기업의 역할을 거듭 역설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기업과 산업현장을 방문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듣고 말하는 토론의 기회를 계속 만들어갈 것”이라며 “대선 출마 선언부터 이 후보가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 성장이라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선대위를 비롯한 당 인사들의 막말 등 막판 선거 국면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문제로 내홍이 깊어진 구(舊) 여권의 상황이 자칫 민주당의 자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으로 이 후보는 헛발질만 안 하면 되는 상황”이라며 “자만하지 않고 계획대로, 구설수를 주의하면서 선거 당일까지 각자의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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