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등급(AA)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식ㆍ채권시장도 덩달아 호재를 누리게 됐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P는 전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AA’등급은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한국이 S&P로부터 AA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는 중국(AA-ㆍ전망 ‘부정적’)보다 한 단계 높고 일본(A+)보다는 두 단계 위다. S&P 기준으로 볼 때 AA는 영국, 프랑스와 같은 등급이다. 다만, 이들 국가의 신용등급 전망은 한국보다 나쁜 ‘부정적’(negative)이다.
주요 20개국(G20) 중 한국보다 S&P 등급이 높은 국가는 독일, 캐나다, 호주(이상 AAA), 미국(AA+)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배경으로는 견조한 경제 성장, 지속적인 대외건전성 개선, 충분한 재정 및 통화정책 여력 등이 꼽혔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된 현 시점에서 한국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신용등급 상향은 주식ㆍ채권시장에도 호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는 위험 프리미엄 하락으로 할인율이 안정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제고가 예상된다”며 “현재 선진시장 대비 한국증시의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은 0.67배로 선진국 대비 나은 성장세와 비슷한 안정성을 고려 시 밸류에이션 상향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위험 프리미엄 하락이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통화정책의 운용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에는 중장기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원화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주요 포인트로 꼽혔다.
박 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대규모의 자금이탈을 경험했던 한국은 이벤트 발생 시마다 원화채권이 안전자산이냐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2010년 이후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가 여러 이벤트 리스크(위험)에도 안정적으로 늘고 있어 점차 안전자산으로서 인식되고 있는 데다가 이번 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등급 상향을 성장의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 연구원은 “최근 성장탄력 약화를 고려할 때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한 단기적 경기 부양과 중장기적인 구조조정 등 정책적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이 같은 조건이 완성될 때 성장과 안정을 모두 겸비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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