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한달간 코스피를 끌어올린 외국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데 주춧돌로 삼은 업종이 특정 업종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향후 외국인 자금의 순매수는 글로벌 통화 전망에 의해 엇갈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전기ㆍ전자, 화학, 금융…그들은 ‘시장’을 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19거래일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달 7일부터 전일(8일)까지 외국인의 누적순매수 금액은 4조6177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를 기준으로 전일까지 외국인 누적순매수 금액이 8조258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55%를 넘어서는 금액이 최근 한 달 사이 거래된 셈이다.
이중 전기ㆍ전자(1조3353억원), 화학(7559억원), 금융(5781억원) 등 3개 업종만 해도 최근 한 달간 누적순매수 금액의 약 57%을 차지한다.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외국인 순매수의 특징 중 하나다. 시가총액순으로 종목을 쓸어담아 업종 자체를 사는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었다.
전기ㆍ전자에서는 삼성전자(7545억원), SK하이닉스(3559억원), LG디스플레이(1394억원) 등 세 개 종목이 약 93%를 차지하는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화학에서는 아모레퍼시픽(3783억원) 한 종목이 전체의 약 50%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금융에서 하나금융지주(1034억원), 신한지주(715억원), KB금융(500억원) 등이 전체의 약 38%에 불과해 쏠림 현상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종목 매매가 아닌 ‘시장 매매‘에 가까운 거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출 실적 기대에 전기ㆍ전자와 화학 업종을, 글로벌 유동성과 코스피 상승 기대에 금융 업종을 통째로 순매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TIGER200이 다른 대형주들을 제치고 최근 한 달간 누적 순매수금액 4위를 기록한 것 역시 ‘시장을 산다’는 외국인의 관점이 투영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원화 변수인가ㆍ유로화 변수인가…순매수 지속 여부는 엇갈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 자금의 추이를 변화시킬 통화가 무엇인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의 올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로 기대되는 상황에서는 결국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 해당 투자 자금이 어떤 통화를 통해 수익을 얻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외국인 순매수세 지속을 점치는 측에서는 원화 강세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현지시간) 영란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인해 원화캐리수익지수가 두달새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에 주목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화를 매수하고 다른 통화를 매도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클 것”이라며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나기 전까지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순매수가 곧 꺾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측에서는 유로화 약세에 주목한다. 외국인 순매수 자금의 상당 부분이 영국계 자금이기 때문이다. 전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중 외국인이 순매수한 주식 4조1000억원 중 영국계 자금이 7848억원을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영국계 자금은 유로 약세국면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유출되고 유로 강세에서는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패턴(상관계수 0.78)이 매우 강한 단기성 자금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최근 유로화는 7월말 기준 유로당 1.117달러였던 것이 영란은행의 통화완화정책 발표 이후 1.113달러로 하락한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순매수 강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9월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고, 둔화 우려가 있는 중국 경제 지표도 다음주에 발표돼 이르면 다음주라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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