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대우건설 이사회가 신임사장으로 낙점한 박창민(63)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사이 정치권에서는 외압 의혹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신임사장 선임의 마침표를 찍는 23일 임시주주총회까지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혹 키운 선임 과정=대우건설은 지난 8일 종로구 신문로 S타워에서 이사회를 열어 박 후보의 신임사장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애초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18층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반대로 이사회 시간과 장소를 급히 변경했다. ‘밀실 인사’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5일 단독후보 추천 때도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의 진행 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대우건설의 발표는 여론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금요일 늦은 오후에 기습적으로 진행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긴 경영 공백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다만 대형건설사의 수장을 결정하는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은 게 문제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두 달여간의 공모 과정도 미심쩍은 게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진행한 첫 공모에서 박영식 대우건설 현 사장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무가 최종후보에 선정됐다. 하지만 사추위는 외부인사 영입 필요성과 전문성을 이유로 재공모를 결정했다. 후보 범위 확대는 결국 ‘정치권 외압’ 논란을 키운 기폭제가 됐다.
▶정치권도 비판…‘뜨거운 감자’로=논란이 가열되자 정치권에서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열린 정무위에서는 산업은행을 향해 사장선임 과정에서 의혹을 해소하라는 발언이 이어졌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공모 취소 이후 사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모양새가 너무 우습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먼 정부와 여당 사람이 매도되고 있으니 산업은행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여권 인사가 인사 추천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사추위 의원이 여권 의원에게 전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정감사나 청문회가 열리면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즉답을 피했다. 류희경 산은 수석부행장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부기관장이라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노조 “강력 대응”…내홍 불가피=‘대우건설 신임사장 낙하산 인사 결사반대’.
9일 대우건설 본사 1층에는 피켓이 다시 등장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17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피켓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강준규 노조 부위원장은 “1인 피켓시위와 여의도산업은행 본사 앞 집회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내부는 뒤숭숭하다. 일부는 낙하산 인사를 예상했지만, 시끌벅적한 선임 과정이 잡음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임사장 선임 이후 조직개편도 눈앞의 문제다. 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조직개편은 불가피하겠지만 논리와 명분이 갖춰져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신임을 얻을 수 있어야 신임사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로 인해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본부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외부인력이 아닌 내부인력”이라며 “신임사장 선임부터 조직개편까지 후폭풍은 결국 산업은행이 떠안아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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