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 직후 잠·심·대·청
매물 거둬들이고 가격 올리는 움직임도
래대팰 전용 151㎡ 호가 55억원→60억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이 약 5년 만에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에서 풀리며, 해당 일대 대장 아파트 중심으로 즉각적인 매물·호가 변화가 관측돼 주목된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발표한 이후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 힐스테이트 2단지’ 아파트에는 이틀 사이에 새로운 매물이 5개가 나왔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역시 13일에만 신규 매물이 4개 등장하는 등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모습이다.
동시에 호가도 매섭게 뛰어 매도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판매 보류하거나 거둬들여 가격을 더 올려 받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대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월 초에 나왔던 래미안대치팰리스 110동 전용 94㎡ 매매 호가가 44억원에서 45억원으로 올랐다. 같은 동 매물이 지난달 42억9300만원에 거래됐다”며 “2단지 매물은 잘 없는 편이었는데 토허제 해제 이후에 하나 나왔다. 다만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원하는 금액이 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의중이 커, 문의 대비 거래 성사는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래대팰 전용 151㎡ 매물의 한 집주인은 원래 55억원에 팔려고 했었으나, 토허제가 풀린 뒤로 매매를 보류해달라고 연락을 주시더니 14일에는 가격을 5억원 올리더라”며 “호가가 60억원에 달해도 규제가 풀리며 갭투자가 가능해져 거래는 곧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도자만큼 매수 수요도 많아져 팽팽한 상황”이라고 했다.
강남구 청담동도 비슷한 분위기에 더해 호가가 더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청담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이파크 삼성에 시세 대비 괜찮은 가격의 물건이 3개 정도 있었는데, 그중 2개가 보류 상태로 전환됐다. 전용 145㎡가 59억원에 나와 있다가 토허제 풀리고 다시 보류됐다”며 “매도자들이 호가를 무자비하게 올린다. 적게는 3억원부터 많게는 8억원까지 오르고, 거래될 만한 물건들은 규제 풀리기 전에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에서 남아있는 잔여 물건들의 금액이 급등한 채로 나왔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호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최근 27억~29억원대에 거래됐으나 토허제 해제 발표 이후 호가가 이보다 2억원 가까이 오른 30억원대에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잠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허제 풀린 뒤로 호가가 급등해 조만간 실거래가도 30억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며 “매수자들이 구매 의사가 있어도 물건이 워낙 없어서 거래가 어려웠는데, 당분간은 호가 상승세가 지속돼 지금보다도 매수에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거래가 활성화되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던 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의 호가는 오르고 있으나, 아직은 관망세가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문의하고 계약하려는 사람들은 많아졌는데, 지나치게 폭등한 금액으로 계약 성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허제로 묶인 5년 동안 매입 후 임대를 놓는 게 불가능해서 사실상 갭투자가 불가능했는데, 이제 가능해져서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는 규제가 풀린 직후라 호가 급등세가 뚜렷해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가격을 지켜보며 숨 고르기를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