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2명 국내 입국 환영

의료·심리·정착 지원 강조

“북한에 있는 가족 위해 신상 공개 자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4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의 생명·신체 및 정신건강 보호와 대한민국 입국을 위한 인도적 조치 권고의 건 등을 공개 심의하는 제7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4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의 생명·신체 및 정신건강 보호와 대한민국 입국을 위한 인도적 조치 권고의 건 등을 공개 심의하는 제7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뒤 최근 한국으로 송환된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해 신원·이동 경로 등 민감한 정보가 과도하게 공개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28일 북한군 포로 2명의 국내 입국을 환영하며 “두 사람이 전쟁과 포로생활의 상처를 회복하고 인권을 온전히 보장받으며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특히 입국 이후 두 사람의 사생활과 신변 안전 도모를 강조했다. 인권위는 “신원, 이동 경로, 조사·보호 과정, 건강 상태와 가족관계 등 민감한 정보가 과도하게 공개돼 당사자나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사생활과 신변 안전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 공개를 둘러싸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충돌하는 가운데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양국이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했고, 청와대는 27일 우크라이나 정부에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인권위는 포로들이 생포된 이후부터 당사자의 자유의사와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1월에는 제네바 제3협약상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의 보호’ 원칙에 따라 얼굴과 음성, 진술 등 신상이 과도하게 공개되지 않도록 각국과 언론에 주의를 요청했다.

같은 해 11월 두 사람이 한국행 의사를 밝힌 뒤에는 이를 외교·안보 문제를 넘어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인권 문제로 보고 본인 의사에 반한 송환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정부를 상대로 두 사람의 한국 입국 의사를 존중해 안전하고 신속한 입국을 추진하고 입국 전까지 생명·신체의 안전과 정신건강 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의견도 표명했다. 인권위는 헌법과 국적법 등을 고려해 한국행 의사를 명확히 밝힌 북한군 포로를 자국민 보호의 관점에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번 입국은 전쟁포로 문제를 국가 간 이해관계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고 당사자의 자유의사와 생명·안전,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사람에게 필요한 의료·심리 지원과 정착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고,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유로 편견이나 차별을 겪지 않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이 지속해서 보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