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D-3
숱한 우여곡절 거쳐 리우행
자유형 400m 기록 세계6위
“즐기다보면 일 낼 수도…”
국민의 눈은 다시 Park…
2004년 아테네. 열다섯살의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에게 올림픽은 거대하고 두려운 무대였다. 떨리는 다리로 수영장 스타팅블록 위에 섰다. 하지만 긴장한 나머지 출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입수. 물살 한 번 가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2008년 베이징. 소년은 4년 만에 훌쩍 컸다. 아시아를 평정하고 마침내 세계 무대에 다시 선 ‘수영 영웅’은 자기보다 키가 한 뼘이나 더 큰 서구 선수들을 제치고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걸어가는 길이 한국 수영의 새 역사였다. 2012년 런던.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두 어깨에 짊어졌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예선전서 실격 판정을 받았다가 번복되는 황당한 일을 겪고서도 결승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이제 사흘 뒤면 네번째 무대의 막이 오른다. 박태환(27)이 생애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 선다. 앞선 3막에서 실패와 도전, 성공 스토리로 대한민국 국민을 감동시켰던 박태환은 이제 금빛 해피엔딩을 준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선 네번째 올림픽이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가대표 자격이 정지됐고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희박했다.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4막 스토리를 시작했다. 박태환은 그러나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코치는 “경기를 즐기다 보면 큰일을 낼 수도 있다”며 반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박태환의 첫 경기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열리는 자유형 400m다. 앞선 올림픽서 금메달과 은메달 1개씩을 수확한 자신의 주종목이다.
맞수는 역시 중국의 쑨양이다. 런던올림픽서 쑨양이 금메달, 박태환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은 쑨양이 3분40초14(올림픽 및 아시아기록), 박태환이 3분41초53(한국기록)이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은 쑨양이 3분43초55로 세계 2위, 박태환이 3분44초26으로 세계 6위다. 올해 세계랭킹 1위는 호주의 맥 호튼(3분41초65).
박태환은 쑨양을 의식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딱 잘라 답변했고, 쑨양 역시 “내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ESPN 등 해외언론들은 ‘쑨양과 박태환은 힘든 적수이면서 수영장 밖에서는 절친이다’며 둘의 라이벌전을 기대했다.
지난 2일부터 리우의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에서 현지훈련을 시작한 박태환은 메달 욕심을 묻는 질문에 “세계랭킹 6위일 뿐이다”라며 웃었지만 “사실 좋은 레이스를 하고 싶다. 나도 사람인지라 금메달, 은메달 다 따고 싶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많아지면 부담되고 몸도 경직된다. 즐겁게 레이스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호주 출신의 던컨 토드 코치는 “지금처럼 즐기면서 편안하게 레이스를 한다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3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경쟁자들의 기록이 거의 비슷비슷하다. 4년 전 일(부정출발 해프닝)도 있으니 예선부터 열심히 해 결승에서 좋은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메달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황금빛 물살을 준비하는 ‘마린보이’의 해피엔딩 드라마가 곧 시작된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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