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ㆍ신보경 인턴]모든 광고인들의 숙명이자 능력을 평가받는 자리. 바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입니다. 다수의 업체들과 하나의 광고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이 시스템에서 각 회사들은 최대한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승리했을 때의 기쁨만큼이나 두려운 것은 실패입니다. 특히 우리 회사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경쟁시스템이기에 타 회사들의 전략에 더욱 신경을 쓰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론에 반기(?)를 들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광고인이 있습니다.
바로 박승욱 한컴 총괄크리에이티브디렉터(ECD)입니다. 박승욱 ECD가 이끄는 한컴은 최근 소셜커머스 ‘빅 3사’ 중 하나인 티몬의 2016년 광고를 수주했습니다.
최근 게임 업체와 함께 광고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소셜커머스 업체의 광고 수주는 업계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때문에 이번 티몬의 광고 수주 경쟁에는 국내 상위 광고 회사들이 모두 참가했는데요.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한컴이 승자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죠.
최근 서울 논현동 한컴 본사에서 만난 박승욱 ECD는 “경쟁 PT가 끝난 후 광고주 측이 ‘다른 회사들은 모두 비슷한 관점을 말했지만, 한컴만이 다른 관점을 보여줬다’고 말하더라”며 “우리만이 제시할 수 있었던 특색있는 솔루션이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윽고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경쟁 PT라는 구조상 한컴은 어떻게 경쟁자를 분석해 그들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데 성공한 것이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의문에 대한 박승욱 ECD의 답은 전혀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우리는 애초부터 경쟁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시간을 쏟지 않았다”고 답했는데요. 이어 그는 “우리가 처음부터 집중한 것은 광고주인 티몬 그 자체였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한 대답이지만 당황했습니다.
모두가 광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승리라는 결과를 위해 경쟁자를 의식하고, 이들을 이기는 것이 지상목표인 업계의 현실 속에서 나오기는 어려운 답이었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박승욱 ECD는 “모든 시작과 끝은 대상의 본질에 있다”고 잘라말했습니다. 경쟁 PT의 본질인 광고주의 특성, 그들이 어떤 솔루션을 원하는지, 무엇을 광고를 통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에 집중하다보면 자연히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광고가 본격적으로 온에어하기 전이라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지만, 티몬이라는 회사의 본질, 즉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밤을 새워 분석하고, 전략을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의 경쟁사인 광고회사들에 대한 분석이 아닌, 티몬의 경쟁사들의 특성과 전략을 분석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티몬만의 편리함을 강조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태도가 방향성을 결정한다(Your attitude determines your direction)’이라는 문구가 적힌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1998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로 광고계에 입문한 그는 이후 TBWA 코리아를 거쳐 2013년 한컴으로 합류했는데요. 그는 “약 20여년의 광고계 생활 중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바로 일에 대한 태도, 그것을 통해 나만의 방향성을 잡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박 ECD는 “에라이”라는 단어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단어는 ‘될대로 돼라’라는 무책임함이 아닌, 내가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도전의 의미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런 태도가 잘 발현돼 좋은 성과를 거뒀던 경험으로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카피가 인상적이었던 국정홍보처의 캠페인을 꼽았습니다.
이후 그는 ‘당신의 피로회복제는?’이라는 박카스 캠페인, SK 텔레콤의 ‘비비디 바비디 부’ 캠페인 등 긍정과 도전을 강조하는 캠페인 등을 차례로 성공시키며 광고계에서 인정받아 왔는데요.
지난 2014년에는 칸 국제광고제 모바일 부문에 심사위원으로도 선정이 되며 광고계의 차세대 인물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어떤 광고인으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박 ECD는 “광고회사에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함께 협업을 하고 있고, 누구도 혼자서 모든 일을 맡을 수는 없다”며 “내 역할은 그 다양성을 조화롭게 충족시켜 적절한 방향을 향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청년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며, “청년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끝임없이 던지며 나 스스로도 계속해 발전해나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