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수출 전선에 이상기류가 다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으로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으로 탈진 상태인데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보호무역 기조가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우리 수출은 이미 지난 7월 최근 수개월 동안의 회복세를 접고 다시 두 자리 감소폭으로 돌아서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무역 1조 달러 회복 또 힘들 듯= 글로벌 저성장과 교역부진으로 수출입 규모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3년 연속 1조 달러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무역규모(통관기준)를 수출 4970억 달러, 수입 4040억 달러 등 901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9633억 달러보다 6.5% 감소한 수치다.
내년엔 수출이 5070억 달러로 올해보다 2.0% 늘고 수입도 4260억 달러로 5.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 전체 무역규모는 9330억 달러로 올해보다 3.6% 늘어나는 데 그쳐내년에도 무역규모가 1조 달러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6.3%, 수입은 8.7% 감소해 무역규모가 8929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교역 물량의 증가세가 작년 1.6%에서 올 상반기엔 0% 내외로 둔화됐고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으로 수출단가는 다소 회복되겠지만 물량 기준 수출은 정체상태에 머물며 기업의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선진국 경제는 물론 신흥시장국도 휘청거리는 데다 브렉시트,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 새 보호무역의 표적= 새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우리 제품이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산 제품에 각국이 무역제한 조치를 취한 건수는 180여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가능성, 사드(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국을 타깃으로 하는 무역장벽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각국의 무역제한 조치는 지난 6월 말 기준 184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에는 159건의 규제를 적용받았는데 1년 사이에 16% 증가했다. 이 중 반덤핑 규제가 125건으로 가장 많고,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가 52건, 상계관세 적용이 7건이었다. 한국 상품에 가장 많은 무역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로 32건이었다. 미국(22건) 중국(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오는 12월부터 중금속 함유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화장품안전기술규범’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우리나라 업체들로서는 선제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 산업 경쟁력 어디까지 약화= 현대경제연구원의 ‘한국 소비재 교역의 문제점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세계 소비재 총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2.1%에서 2014년 0.8%로 하락했다. 전 세계 소비재 수출 순위도 같은 기간 14위에서 29위로 하락했다.
특히 상품별로는 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 소비재 상품에서 교역 수지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준 내구재 교역 수지는 1995년 68억5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2014년에는 109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 2014년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제품은 총 64개로 세계 13위에 머물고 있지만 주요 수출 경쟁국인 중국은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이 총 1610개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25배나 많은 셈이다. 일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 총 172개로 우리나라보다 3배가까이 많다.
강내영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확대되는 요즘일수록 선두권에서 경합하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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