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2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대망론에 불을 지키고 있지만, 정작 여성들은 ‘유리천장’ 깨기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중년의 백인여성들은 오히려 힐러리에게 등을 돌리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초 NBC뉴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로 등록된 미국 여성 중 52%가 힐러리를 지지했다. 이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치다. 여성 전체적으로만 보면 절대적으로 힐러리의 지지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35세부터 65세까지의 중장년 백인 여성만 따로 떼놓고 보면 얘기는 틀려진다. 35세~49세 백인 여성의 지지율은 힐러리가 34%에 그친 반면, 트럼프는 51%에 달했다. 전체 여성유권자와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50~64세 백인 여성의 지지율도 트럼프가 54%로 힐러리(36%)를 크게 앞섰다.
WSJ는 이와 관련, 여성의 지위 향상이 너무 많은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돠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여성들은 또 다른 유리천장 깨기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많이 대학을 졸업하고, 10가구 중 4가구에서는 여성이 생계비를 벌 정도로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다.
게다가 미국 최대 자동차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와 펩시콜라, IBM 등 미국 굴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여성들이라는 점도 ‘여성 대통령 대망론’을 희석시키고 있다.
이처럼 그간 미국사회에서 각 분야에서 ‘유리천장’을 깬 유명 여성들이 많다보니 중장년 백인 여성들에게는 힐러리로부터 큰 감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테니스 여왕이었으며 현재 힐러리를 지지자인 빌리 진 킹은 “버락 오바마가 첫 흑인 대통령이 될 때 미국인이 열광했지만, 힐러리가 첫 여성 대통령이 되는 데 대한 흥분이 없는 게 나에게 가장 큰 문제”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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