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도주 5일 만에 다시 붙잡힌 일산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2). 지난 25일 오후 검거 당시, 탈주범 노영대의 왼손에는 수갑이 그대로 채워져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오른손은 도주 직후 수갑에서 억지로 빼냈다. 수갑이 헐겁게 채워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왼손의 수갑을 제거하기 위해 도주 중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수갑 키 없이 여는 방법’, ‘수갑 파는 곳’ 등을 검색한 바 있다. 특히 서울의 한 수갑 판매업체를 검색하고 경로까지 찾아봤다.

노영대가 수갑 판매업체에 갔으면 수갑을 풀 수 있었을까. 본지 확인 결과 수갑 판매업체에서 수갑을 푸는 데 특별한 확인절차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기자가 서울 송파구의 한 수갑 판매업체에 “구매한 수갑을 실수로 채우고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말하자 “이곳으로 찾아오면 즉시 풀어주겠다. 또 경찰이 사용하는 수갑이 최근 최신식으로 바뀌었지만 경찰수갑도 갖고 오면 어떤 것이든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파는 게 경찰수갑과 동일하다. 수갑을 사는 게 불법이 아니지만 경찰을 사칭하는 등 사용 용도에 따라 불법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도주범이 인터넷을 이용해 수갑 푸는 법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수갑 푸는 법’, ‘수갑 여는 방법’ 등을 검색하면 외국에서 제작한 동영상이 쏟아진다. 실핀으로 수갑을 푸는 방법을 자세하게 재연한 약 1분짜리 영상이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에 나오는 외국산 수갑의 경우 실핀을 이용해 여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경찰이 사용하는 수갑은 복잡(이중으로)하게 설계돼(실핀으로 여는 게)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갑열쇠가 범죄자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일선 경찰들이 수갑열쇠를 그다지 철저하게 보관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수갑 만능키 한 개면 대부분의 수갑이 풀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남 관동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실핀 등으로 수갑이 풀린다면 기계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열쇠 없이는 풀리지 않도록 수갑 제작과정에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수갑열쇠를 철저히 관리하고 수갑을 여는 동영상이 퍼지지 않도록 사이트를 차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