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에서 이제는 K리그를 이끄는 명장으로. 현역 선수 시절 그라운드를 지배한 ‘독수리’ 최용수(39) FC서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2년 만에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다시 한 번 날아 올랐다.

서울은 지난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2012 K리그 그룹A(상위리그) 41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 남은 3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서울은 2년 만에 정상을 되찾으며 명실상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자리했다.

이날 우승의 환호는 최 감독에게 집중됐다. 1994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최 감독은 한 팀에서 선수(2000년)와 코치(2010년), 감독(2012년)으로 모두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전례가 없는 기록을 달성했다. 또 1987년 이차만 감독(당시 37세ㆍ대우 로얄즈), 1990년 고재욱 감독(당시 39세ㆍ럭키금성) 이후 명맥이 끊겼던 30대 젊은 명장의 계보를 이었다.

지난해 4월 황보관 감독의 전격 사퇴로 ‘대행’꼬리표를 달고 처음 감독직에 올랐을 때 최 감독의 앞날은 화려함보단 불안함이 먼저였다. 그러나 첫해 팀을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놓은데 이어 올해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최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명장이 될 수 없다’는 진부한 명제를 보기 좋게 깼다.

초짜 감독 최용수에겐 풍부한 경험이나 관록은 부족할지 몰라도 다른 감독에겐 없는 ‘형님 리더십’이 있었다. 2006년 일본 J리그에서 돌아와 서울에서 플레잉 코치를 맡은 최 감독은 지도자이기 전에 선수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 소통하는 선배이자 큰 형이었다. 서울이 올 시즌 주전 라인업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도 주전과 비주전 사이 불협화음이 새어나오지 않은데는 평소 벤치를 지키는 선수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최 감독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최 감독은 우승을 확정 지은 뒤에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영광된 자리에 내가 있는 게 이상하다”며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선수들에게 고루 돌렸다.

그렇지만 늘 온화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이름값이나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칼날을 들이댈 때는 매몰찰 정도로 엄한 카리스마를 발휘해 선수단을 휘어잡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3월 4일 리그 개막전에서 데얀을 전반 22분 만에 불러들인 사건이었다. 데얀은 중국 프로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가 꼭 필요한 서울은 데얀을 놓아주지 않았다. 최 감독은 불만을 가진 데얀이 경기에서 태업을 한다고 판단,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최 감독의 기에 눌린 데얀은 이후 군말없이 플레이에 집중했고 현재까지 30골을 넣으며 K리그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최 감독의 눈은 이제 아시아 정상을 향해 있다. 최 감독은 “쉽지는 않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복을 다짐했다. 최고의 선수에서 정상의 지도자로, 최 감독의 화려한 변신이 있어 K리그가 즐겁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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