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경찰과 검찰이 비리검사 이중수사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가운데 유치장 관리 이관 업무를 둘러싼 경찰과 법무부의 해묵은 갈등 역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인권 중심 치안행정을 위해 유치장 관리 업무를 수사과에서 경무과로 이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을 추진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전국 112개 유치장 중 34개 유치장을 경무과에 의해 시범운영 중이다. 경찰이 21일 ‘유치인 인권존중을 위한 유치장 표준설계 연구용역’ 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인권 챙기기에 나선 것도 업무 이관을 마무리 짓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법무부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98조의 2항에 따라 체포ㆍ구속장소의 감찰 권한은 검사에게 있으며 검사는 같은 법 제 196조에 따라 사법경찰관만을 지휘할 뿐 경무과 행정경찰을 지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유치장 관리 업무는 수사에 포함되므로 이는 검사와 사법경찰관만이 수사를 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제197조 이하 2편 1장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을 나누는 것은 현형법에 없는 개념”이라며 맞서고 있다. 업무관리 이관은 구금권과 수사권 분리를 통해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으로 소관부서를 이관한다고 해서 지휘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으며 상위법과 충돌하지도 않는다는 논리다.

현재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은 추진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법무부의 반대논리는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법리만을 근거로 개정령안에 반대하는 것은 편의주의일 뿐, 인권 신장이란 시대적 흐름에 탄력적 대처로 보기 어렵다. “본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법무부는 루쉰의 구절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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