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자금조달 기능 사실상 마비 왜?
글로벌 경기침체에 공모 기피 IPO 등 철회사례도 속출
기업들 회사채 시장으로 눈길 대기업만 급증 중기는 더 힘들어
올해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은 지난 4월의 2014.95, 최저점은 7월의 1758.99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코스피지수가 1880선을 최고점으로 890선까지 미끄러졌음을 감안하면 지금 상황이 훨씬 좋다. 그런데도 증시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2008년 당시보다 더 어려워졌다. 결국 지수 자체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의 발길이 증시에서 아예 돌아서고 있다는 게 문제다.
▶IPO, 유상증자 모두 위축=기업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다.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쪽에서 메워주던 것이 올해 들어서는 모두 위축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공모 미달 사태가 우려되면서 IPO나 유상증자도 철회하는 사례가 늘었다.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새로 상장된 기업은 단 19개에 불과하다. 공모주 규모도 3904억원에 그쳤다. 증시 회복에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났던 2010년 4조3039억원을 고점으로 꺾이기 시작하더니 2008년 이후 처음으로 IPO 규모가 1조원을 밑돌게 생겼다.
올 상반기 최고의 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현대오일뱅크의 IPO가 무산된 데 이어 하반기로 예상됐던 LG실트론과 카페베네 해태제과 등의 IPO가 줄줄이 연기됐다. 자금 조달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만족스러운 공모가가 나오지 않을 것은 물론, 흥행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역시 지난해 10조원 수준에서 올해 1조원 수준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는 하나금융 신한금융 OCI 등 대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있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자취를 감췄다.
▶양극화도 문제=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08년 이후 일반 회사채 발행은 배 가까이 늘었지만 여기도 문제는 있다.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만 활발할 뿐, 중소기업의 발행은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50조6520억원이다. 2008년 27조8087억원, 2009년 47조6814억원, 2010년 45조7658억원, 2011년 61조7973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전체 규모로는 늘었다. 그러나 속 내용을 보면 모두 대기업의 발행분으로,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뒷걸음질쳤다.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2008년 27조5597억원에서 올 들어 50조5891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2008년 2490억원에서 올해 629억원으로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들어 회사채 발행은 99% 이상이 대기업에 편중돼 있으며, 신용등급 역시 A 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