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내곡동 특검이 14일 발표한 수사결과문 말미에 ‘제도개선사항’이라는 별도 항목으로 이번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몇가지 청와대 업무관행의 개선을 건의했다. 율사(律士)의 시각으로 범법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이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대통령 퇴임 후 사저부지와 경호부지 매입을 동시에 처리할 경우, 매입가격과 관련한 이익충돌 문제나 배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청와대가 사저부지 매입업무 처리를 위해 계약직 공무원(김태환 전 경호처 특별보좌관)을 채용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국가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자칫 횡령ㆍ배임 혐의를 받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사저부지 주변에 경호부지를 매입하는 절차가 법에 근거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경호처가 대통령 등에 대한 예우 등 여러 이유를 들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법은 국가가 필요에 의해 공공시설 등을 지을 때 토지를 취득 또는 수용하는 방법과 절차를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에 의하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자의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다른 공익사업과의 형평성, 예산집행의 부적절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이 특검의 시각이다.
경호처의 문서관리 형태도 우려했다. 그는 “경호처 직원들이 결재받은 문서의 첫 페이지만 스캔한 다음, 그 원본 문서의 보관 여부는 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하면서, 이는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에 위반하는 행위로써 이에대한 감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한편 이 특검은 수사를 위한 사전준비 기간 부족과 수사준비기간 내 인적자원의 부족도 호소했다. 특히 수사기간도 지나치게 제한을 두지 말고, 기간연장은 대통령의 승인이 아니라 연장사유를 보고하는 것만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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