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여겨지는 시즌이다. 대형스타가 출연한 영화도, 비싼 제작비를 들인 영화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11월에는 언제나 관객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은 좋은 영화가 있었다. 규모와 상관없이 컨셉트가 뚜렷한 영화, 스타는 없어도 탄탄한 각본이 있는 영화, 평론가의 눈과 관객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영화. 올해의 11월 영화는 바로 29일 개봉을 앞둔 ‘아워 이디엇 브라더’다.

2009년 11월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캐릭터를 살리는 이야기 전개로 70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시간 여행자. 하지만 주인공 ‘헨리’는 자신의 사랑에 걸림돌이 되는 시간 여행자의 운명을 괴로워하고, ‘헨리’와 그의 연인 ‘클레어’는 사랑의 기억과 마음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영화는 판타지적 배경에 시간 여행자라는 인물의 특수성을 살려 주인공이 겪고 느낄 수 있는 감정, 상황을 세밀하게 영상에 녹여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소셜 네트워크’는 2010년 11월의 영화 중 단연 돋보였던 작품이다. 유명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인 페이스북(Facebook)의 탄생 실화를 다룬 영화로, 하버드 대학의 컴퓨터 천재 ‘마크 주커버그’와 그의 친구들의 삶을 그려냈다. 국내에서는 크게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지만, 시기 적절한 소재를 바탕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영화 개봉 당시, 페이스북 회원은 전세계적으로 5억 명이 넘었고, 국내에서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유행하며 관객들은 이야기에 충분한 흥미를 갖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50/50’은 2011년 개봉작 중 손에 꼽히는 명작. 최근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루퍼’에 출연한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아 어느 날 갑자기 암에 걸린 27살 청년의 변화를 담담하게 그리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5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영화의 메시지다. 생존율 50%의 희귀암에 걸리고도 긍정을 잃지 않는 ‘아담’의 모습.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담’의 삶을 통해, 영화는 삶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세 영화처럼 매력 있는 캐릭터, 공감할 수 있는 소재,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아워 이디엇 브라더’는 조금은 모자라 보이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네드’가 평온했던 세 자매의 일상으로 들어오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또한 이 영화는 실제 가족이 모여 각본을 쓰고, 촬영을 한 만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과 사랑, 그리고 결혼으로 고민하는 세 자매와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 좀처럼 마음을 터놓고 만나기 힘든 가족의 현실까지. 어느 시대의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약간 모자라 보이는 ‘네드’는 사실 누구보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타인에게 냉소보다 신뢰를 주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 설령 사람들이 자신을 속일 지라도, 완전히 믿고 선의를 베푼다면 그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네드’를 통해 영화는 현재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이처럼 작지만 따뜻하고 강한 메시지를 지닌 ‘아워 이디엇 브라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