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지난 2월 미국에서 펄프를 수입하는 한 제지업체 직원은 부산항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펄프가 들어있어야 할 컨테이너에 폐비닐과 폐지 등 생활쓰레기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79개 모두를 열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이 업체는 국내 무역상을 거쳐 미국의 한 펄프제조업체와 펄프 2000t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물품대금으로 101만 달러를 ‘취소불능 신용장’으로 지급했다. 당연히 물품 대금은 모두 날렸다.
이런 수법에 당한 국내 제지업체들은 2곳 더 있다.
한 곳은 펄프 500t, 또 다른 곳은 400t의 펄프를 수입하려 했지만, 쓰레기만 받았다.
3개 업체가 사기를 당한 금액만 모두 149만9000달러에 달한다.
중국, 동남아 등지를 통한 비슷한 사기사건은 있었지만, 미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을 대상으로 한 사기사법은 신종이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무역사기꾼들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거래를 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악용, 시중가격 보다 낮은 펄프가격을 제시하며 업체에 접근했다. 또 취소불능 신용장으로 거래를 하면 실제 물품과 상관없이 선하증권, 상품송장 등 서류상의 결제조건만 갖추면 은행에서 대금을 지급해야하는 점도 악용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 인터넷을 통한 거래, 한국인 중개상을 낀다는 점이 이들 무역사기범들의 공통점이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수출국 현지 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철저한 신용조사와 함께 무역실적이 충분한지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