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병국 기자] 한 80대 할머니가 송이버섯을 캐다 산에서 실종됐다. 이 노인을 찾기 위해 경북지방경찰청장까지 친히 현장에 방문했다. 신고를 받은 후 이례적으로 상황실이 설치됐고, 119 구조대 수색견이 동원됐다. 경북 청송군 의용소방대원 100여명까지 나섰다. 70여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이 87세 노인이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었던 것일까.
이 노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형제, 그 형제의 딸의 딸의 딸’인 8촌 누나다.
이 대통령의 8촌 누나를 찾기 위해 청송의 경찰력과 공권력이 총 동원된 셈이다.
이만희 경북지방경찰청장이 현장을 찾아 수색하는 경찰을 격려하고 현장을 지휘했다.
이 청장은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의 친인척이라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8촌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병력을 투입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수색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대통령의 8촌 누나를 찾기 위해 쏟아 붓는 노력을 일반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정권을 향한 경찰의 과잉 충성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8촌 치매노인네 행방불명됐는데 지방경찰청장이 지휘한다, 일반노인이 행방불명 되면 어떻게 하는가. 대통령이면 사돈에 팔촌까지 대우받는구만”이라며 혀를 찼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기준 전국 가출ㆍ실종자는 12만명을 훌쩍 넘겼다. 가족을 잃어버린 애끊는 심정은 신분과 지위에 따라 우선 순위가 매겨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전국 10만 경찰을 다 동원해서라도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일 게다.
경찰은 '대통령 8촌 누나 실종 소동'을 향한 여론의 냉소가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