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고가품 소지한 학생 늘면서 범행 타깃
-지난 3년 간 학교에서 벌어진 강력범죄 2건중 1건은 절도
-학교 사정 잘 아는 10대 청소년 피의자 많아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학교가 끊이지 않는 도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고가의 전자기기를 소지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학교를 노린 절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스마트폰 노린 ‘전문털이범’ 기승=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소재 A 초등학교에서는 스마트폰 12대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1교시 체육시간을 위해 학생들이 단체로 교실을 비운 틈을 노려 학교에 침입한 A(16)군 등 가출 청소년 5명의 소행이었다.
이들은 3일 전인 지난 9일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 B 초등학교에서도 스마트폰 5대를 훔쳤다. 이날도 컴퓨터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자리를 비운 교실을 노렸다. 이전에도 서울 도봉구, 광진구 소재 초ㆍ중학교와 전남 전주 소재 중학교에서도 스마트폰을 훔쳤다.
훔친 스마트폰은 인터넷중고사이트 등을 통해 장물업자에게 대당 7~10만원에 팔았다. 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한 상태였던 10대 절도범들은 이런 수법으로 생활비를 마련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초등학생들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고가의 IT기기를 소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렸다”며 “학생들 등교 직 후가 가장 한적하다는 점을 이용해 주로 오전 1교시에 비어있는 교실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도둑 당하고도 ‘쉬쉬’…“학교 이미지 때문에”= 학교를 노린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일부 학교는 피해를 당하고도 대외 평판을 의식해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소재 C 초등학교는 올 해 상반기에만 두차례 절도 피해를 입었다.
지난 3월에는 체육 수업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교실에 놓여있던 교사의 지갑이 사라졌고 최근에는 교사 휴게실로 쓰이는 연구실 내 사물함에서 귀중품이 털렸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모두 외부인의 침입에 의한 범행으로 드러났지만 경찰 신고는 하지 않았다.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D(29ㆍ여)씨는 “도둑을 맞았다는 자체가 학교 보안이 허술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니 학교 차원에서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경찰 신고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실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등 자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발생한 학내 절도 6672건…학교보안 여전히 허술=경찰청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전국 초ㆍ중ㆍ고교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1만3700여건 중 절도가 6672건(48.7%)으로 가장 많았다. 학내 발생 범죄 2건 중 1건은 절도였던 셈이다. 경찰에 신고된 건수 만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라 신고되지 않은 피해까지 추산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는 외부인 출입 제한을 위해 배움터지킴이를 배치하고 교내 CCTV 설치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배움터지킴이가 경비 업무를 강화하고 있지만 대부분 학교 당 1명 수준이라 일일히 외부인 출입 제한을 하기가 어렵다. A 군 일당도 범행 당시 정문에서 순찰 중이던 배움터지킴이의 눈을 피해 후문으로 학교 내부로 침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내 CCTV 모니터링 전담 인원도 아직 요원하다.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후약방문인 경우가 많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병주(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2년 전국 ’담장 없는 학교‘ 의 CCTV설치 현황 및 모니터링 전담인력 현황’ 에 따르면 담장 없는 학교의 CCTV모니터링 전담인원 배치비율은 48.1%에 불과했다. 부산ㆍ울산ㆍ전남ㆍ경남 등 일부 지역 학교에는 CCTV 모니터링 전담인원이 한명도 없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내외에 설치된 CCTV도 `학교 내 CCTV설치ㆍ운영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CCTV가 적정한 곳에 설치돼 제대로 모니터링이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며 “외부인 학교방문 예약제 등 외부 출입자 통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