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상장비 입찰 비리 수사 결과 발표
조석준 기상청장 뇌물수수ㆍ직권남용 혐의 적용…불구속기소 의견 송치 예정
“조 청장, 채무 관계 있던 업체에 특혜 주고 1934만원 이자 면제 받아”
[헤럴드경제 = 박수진 기자]기상관측장비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로 입건된 조석준(58) 기상청장에 대해 경찰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조 청장으로부터 특혜를 받아 최종 낙찰업체로 선정된 K업체 김모(41) 대표에 대해선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기상관측장비 ‘라이다(LIDARㆍ맑은 날생한 순간 돌풍을 탐지해 비행기가 돌풍을 피해갈 수 있게 하는 관측장비)’ 입찰 과정에 K업체에 유리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장비 규격을 완화하고 1934만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조 청장을 불구속했으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와 함께 최치영 항공기상청장과 박광준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등 기상청 및 기상청 산하기관 관계자 10명과 K업체 직원 2명 등 12명을 직권남용 및 입찰방해 혐의로 불구속하고, K업체 대표 김 씨에 대해선 뇌물 공여, 입찰 방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 해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76억원 상당의 김포, 제주공항 기상관측장비 입찰 과정에서 K업체에 유리하도록 사업 재검토를 지시하고 이미 확정된 라이다 탐지거리 규격을 15㎞에서 10㎞로 완화토록 했으며, 기상상산업진흥원이 이 내용을 입찰 과정에 반영하도록 허위공문서를 작성토록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조 청장이 기상청장 취임 전 K업체 초대 예보센터장을 맡았을 당시 김 대표와 그 가족으로부터 빌린 1억원의 채무에 대한 1934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뇌물수수 혐의를, 또 돈을 빌려 주고 이자를 받지 않은 K업체 김 대표에 대해서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 청장과 김 대표가 입찰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여진다. 구속 여부를 신중이 고민했으나 차용금이 기상청장 취임 이전에 빌린 것이고 수수한 금액이 원금이 아닌 이자인 점을 감안해 불구속입건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청장 개인 채무는 취임 전 있었던 일로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 검찰 조사에서도 혐의가 인정되는 등 문제가 된다면 그 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