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지금까지 작전세력의 표적은 실적이 좋지 않고 재무 구조가 흔들리는 기업,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 등 코스닥시장의 별 볼일 없는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작전세력의 먹잇감에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가총액 500억~1000억원 이상의 실적이 견조한 기업 가운데 세력이 붙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시총 규모가 커질수록 몇몇 작전세력의 힘만으로는 시세 조작이 힘든 만큼, 관여 세력의 숫자나 규모가 보다 조직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전주 내에서도 세력 간 손바뀜이 나타나는 것도 중대형주 작전의 특징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거래소가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위원회에 불공정거래 사실을 통보한 74건 가운데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23건, 시총 500억~1000억원 사이 기업은 20건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앞서 2011년 상반기 거래소가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위에 통보한 61건을 들여다보면, 전체의 59%인 36건이 시총 100억원 미만으로 코스닥시장 안에서도 굉장히 작은 이른바 동전주였다. 시총 100억원 이상~300억원 미만 종목 16건까지 합치면 시세조종 종목 가운데 시총 300억원 미만 종목 비중은 85%에 달했다.

최근 1년 사이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시세조종 혐의 종목들의 시총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이다.

실제 일부 사례를 보면 시총 1조원이 넘는 공룡기업들도 작전세력의 예외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연간 순이익이 고작 10억~20억원 수준에 불과한 A 기업은 지난해 말 주가가 주가수익비율(PER) 수백배를 넘나들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면서 시총 1조원을 넘었다.

이 종목을 지켜봤던 한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는 포털사이트의 주식카페 등을 통해 세력이 달라붙어 주가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면서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평가 자체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과 강원랜드는 공매도에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던 경우다.

시총 5조원이 넘는 강원랜드는 코스피의 대형주로 분류, 셀트리온은 시총이 5조원에 육박하며 코스닥시장에서 시총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 “주가 급등락이 공매도 세력의 개입 탓”이라며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등의 방법을 동원해 적극적인 주가 방어에 나섰다. 이후 주가는 큰 폭의 변동 없이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강원랜드 측은 공매도 세력의 개입 문제와 관련해 “담당자들이 지켜보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실은 파악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총이 큰 종목의 경우 몇 개 작전세력이 오랫동안 끌고 가기 때문에 작전세력 안에서도 꾸준하게 손바뀜이 발생한다”면서 “다른 작전 종목과 달리 장중에는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시가나 종가 관여가 많은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