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역사관 논란에서 한결 가벼워졌다. 전날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둘러싼 반응은 엇갈리지만, 적어도 박 후보의 대통합행보를 재개할 명분만큼은 확보했다는게 정치권의 평가다. 박 후보는 내친김에 ‘달라진 모습’을 어필하는데 집중하는 동시에 캠프 측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국민대통합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당 행사나 민생 행보에 주력해온 박 후보는 25일 강원도 양구군의 국군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국군의 날(10월1일)을 맞아 방문한 그는 국군 장병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애쓰는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어 21사단 소속 여군 장교, 여군 부사관 등 20여 명과 오찬을 갖고, 여군 관계자들의 고충 등을 경청했다.
박 후보가 전날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PK(부산 경남)을 찾은 것도 남다른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평가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새인 박 후보에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도 매우 신경쓰이는 대목. 이 지역은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난해 동남권 신공항 유치 무산과 부산 저축은행사태 등을 계기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오전에 과거사 기자회견을 한 뒤,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간 것을 놓고 PK의 중요성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부산에 간 박 후보가 말춤을 추는 모습도 화젯거리였다. 새누리당 부산지역 선거대책위 발대식에서 참석한 그는 식전 행사에서 여대생 당원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나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 동작을 취했다. 일부에서는 ‘박 후보가 노력한다’는 반응이 나왔고, 또 일각에선 후보의 급격한 변화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과거사 사과하고 오후에 말춤추는 건 좀 그렇네, 머쓱”이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후보 측은 “말춤 동작을 해보라는 권유에 양손을 엇갈리는 자세만 취했을 뿐 춤을 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의 측근들은 ‘말춤 해프닝’에 대해 “후보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면모를 많이 보여주시려는 의지”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사진보고 깜짝 놀랐다. 카메라 앞에서 파이팅도 잘 외치지 않던 분인데 많이 노력하신 것 같다”고 반응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당이 안팍으로 혼란스러우니 후보가 스스로 달라져야 겠다는 결심을 하신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동안 박근혜의 스타일이 너무 공고했지만, 이젠 박 후보 스스로 변화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새누리당과 캠프의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그동안 잡음만 냈던 공보라인을 강화, 박 후보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공보단장은 취재진과의 스킨십 강화를 위해 매일 브리핑을 갖겠다고 밝히는 등 변화의지를 드러냈다.
과거사 논란의 짐을 일부 덜어낸 캠프측은 추후 박 후보의 대통합행보에만 매진할 방침이다. 특히 박 후보가 전날 과거사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과거 아픔 가진분들 만나고 더 이상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만큼, 박정희 시대 피해자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한 방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의 한 참모는 “어떻게 박정희 시대의 상처를 보듬을지, 모든 피해입으신 분들을 아울러서 통합할지 진정성있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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