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체조·사격 등 각 종목서 종횡무진 맹활약…런던올림픽 종합 5위 스포츠 강국 발돋움

한 편의 영화였다. 제목은 ‘디스 이즈 그레이트 브리튼’. 주제음악은 비틀스에서 원 디렉션(영국의 아이돌 스타)까지 이르는 브리티시 팝. 주연배우는 ‘팀 코리아’.

개ㆍ폐막식에서 과시한 대로 런던올림픽은 근대 산업혁명기부터 현대 대중문화의 시대까지 ‘대영제국’의 위용을 과시한 한 편의 영화였다. 그리고 ‘팀 코리아’는 지난 7월 27일부터 12일까지 17일간 이어진 긴 작품의 당당한 주연이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뿐 아니라 세계적인 의미로도 런던올림픽의 한 챕터는 마땅히 ‘팀 코리아’의 몫이었다.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그렇듯,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시련과 장애를 극복하는 영웅이었으며, 거대한 골리앗을 고꾸라뜨린 ‘다윗’이었고, 마침내 승리의 깃발을 들고 귀환하는 ‘오딧세이’였다.

런던올림픽에선 205개국에서 1만490명의 선수가 참가해 숱한 감동과 환희를 자아냈지만 영화에 버금가는 강렬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만들어낸 나라로는 245명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가 독보적이었다. 1948년 국민들의 성금을 모은 여비로 간신히 런던 땅에 도착한 ‘신생독립국’ 대한민국은 64년 후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에 이어 5위(금13 은8 동7)를 차지한 세계 스포츠의 강국이 됐다.

오심도 패배도 팀 코리아가 주연한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한 계기에 불과했다. 신아람(펜싱)의 ‘멈춰버린 1초’도, 조준호의 ‘다시 올려진 깃발’도, 축구에서 끝내 울리지 않았던 PK 휘슬까지도 잇단 ‘오심’은 영웅에게 예비된 시련이었다.

진종오ㆍ김장미(사격)의 총과 최현주ㆍ이성진ㆍ기보배ㆍ오진혁(양궁)의 활, 김재범ㆍ송대남(유도)의 메치기, 김정환ㆍ오은석ㆍ구본길ㆍ원우영ㆍ김지연(펜싱)의 칼, 양학선(체조)의 도약, 황경선(태권도)의 발차기, 김현우(레슬링)의 파테르 공격은 주요 경제ㆍ군사 강국들이 지배하는 세계 스포츠계를 향해 던진 다윗의 ‘돌’이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싹을 틔워 런던에서 금빛 꿈을 이룬 양학선의 ‘인간극장’은 ‘런던에서 런던으로 이어진 대한민국 올림픽 도전사’를 상징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을 벗어나 펜싱 사격 체조 수영 등에서 큰 수확을 올렸고, 남자축구, 여자배구, 여자핸드볼 등에서도 선전했다. 그 바탕에는 ‘우승 가능성 제로’에서 오랜 시간 훈련과 도전을 거듭해온 무명의 선수들, ‘노메달’의 영웅들이 흘린 피와 땀이 있었다. 그래서 팀 코리아의 245명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오천만 국민들이 주연배우였다.

이제 축제는 끝났고, 팀 코리아는 4년 후 리우데자네이루의 꿈을 향해 달린다. 승리는 상상하는 자의 것이며,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이매진 앤 컴 투게더!

<이형석 기자> /suk@heraldm.com